올림픽 전초전 ‘한일 슈퍼시리즈’에 명운 걸어

안재형-김형석 남녀 감독이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대표팀을 이끈다.

한동안 총감독 이하 4인 코치 체제를 유지하던 한국탁구대표팀이 총감독-감독-코치 시스템으로 코칭스태프를 정비하고 리우올림픽 준비에 안정을 꾀하고 있다.

대한탁구협회는 10일 코리아오픈 대비 기자간담회를 마련한 자리에서 다시 구성한 코칭스태프 명단도 함께 발표했다. 기존의 강문수 총감독 휘하에 안재형 남자코치가 남자감독으로, 김형석 포스코에너지 감독이 여자감독으로 각각 선임됐다. 이철승 남자코치와 박상준 여자코치는 기존 임무를 그대로 수행한다.
 

▲ 안재형 남자대표팀 감독. 월간탁구DB(ⓒ안성호).

새 코칭스태프에서는 보다 무거운 책임을 부여받은 안재형, 김형석 남녀 감독이 가장 눈에 띈다. 노련한 지도자들의 역량을 더해 더 밝은 색깔의 메달을 노리겠다는 복안이다.

1986년 서울아시안게임의 ‘히어로’로 한국탁구 전성기를 함께 구가했던 안재형 감독은 1992년 동아증권 남자팀 코치로 지도자의 길에 들어섰고, 대한항공 여자탁구팀 감독을 오래 역임했다. 이후 약 8년간의 외유생활을 거쳐 2015년 남자대표팀 코치로 탁구계로 돌아온 뒤, 2015 쑤저우세계선수권 양하은-쉬신 조의 혼합복식 금메달, 2016 도쿄 세계선수권 남자단체 4강 복귀에 크게 기여했다.

김형석 여자대표팀 감독은 27년 동안 여자실업선수들만 이끌어온 지도자다. 대표팀에서는 여자팀 코치로 2000년 시드니올림픽, 2008년 세계선수권대회에 참가했고, 한국의 인천에서 열린 2014년 아시안게임에서는 여자대표팀 감독으로 선수들을 지도했다. 김민석-전지희 조의 혼합복식, 양하은의 개인단식 동메달 등을 견인했다. ‘귀화 에이스’ 전지희의 소속팀 감독으로 올림픽까지 남은 기간 보다 원활한 소통이 기대된다.

탁구 국가대표팀에게 주어져있는 가장 큰 과제는 물론 8월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이다. 오랜 침체기를 지나고 있는 한국탁구로서는 사활을 걸고 재도약의 기반을 마련해야 하는 대회다.

그리고 올림픽에서의 보다 나은 성적을 노릴 수 있는 기반은 이번 달에 성패가 결정된다. 다음 주부터 일본과 우리나라 인천에서 연이어 열리는 ITTF 월드투어 슈퍼시리즈에서 올림픽 시드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7월에는 랭킹에 산정되는 주요 대회가 없다. 올림픽 시드는 8월 세계랭킹 기준이지만 결국 6월의 ‘한일 슈퍼시리즈’에서 승부를 봐야 한다.
 

▲ 김형석 여자대표팀 감독. 월간탁구DB(ⓒ안성호).

한국 올림픽탁구대표팀은 국제탁구연맹(ITTF)이 발표한 6월 올림픽 팀랭킹에서 남자 4위, 여자 6위에 올라있다. 상하좌우 양 끝에 4강을 배치하고 나머지 순번을 추첨에 따라 4강 아래로 배치하는 대진방식에서 시드의 가치는 말할 나위 없이 중요하다. 4강 시드 안에 있다면 준결승 이전까지 상대적으로 약한 팀을 만날 가능성이 높지만 그 밖으로 밀린다면 메달권 진입 가능성은 그만큼 낮아진다.

안재형 남자팀 감독은 “최근 몇 번의 월드투어에서 성과를 내면서 4위까지 올라왔지만 5, 6위 국가들과 점수 차이가 얼마 나지 않는다. 순위는 두 오픈대회서 얼마든지 바뀔 수 있다. 사실상 마지막 오픈대회에다가 세계적인 강자들이 모두 나오므로 매우 치열할 것이다. 올림픽 실전감각을 키우면서 4강 시드를 유지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형석 여자팀 감독은 “발표된 순위로는 6위지만 이 달 초 슬로베니아오픈 성적을 더하면 현재 한국여자팀은 5위까지 올라왔다. 조금만 더 분발하면 4강 시드도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8강 시드를 받을 경우 1회전부터 고전할 수도 있다. 두 오픈 대회서 좋은 모습으로 4강 시드를 받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한국탁구의 명운을 좌우할 한일슈퍼시리즈는 오는 15일부터 19일까지 일본, 22일부터 26일까지 인천에서 열린다. 중국의 최강자들을 비롯 세계랭킹 20위권 이내에 있는 각국의 강호들이 대부분 출전해 ‘올림픽 전초전’을 벌인다. 체제를 정비하고 다시 출발한 대표팀이 어떤 성과를 낼 수 있을지 관심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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