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기 전국탁구대회

스물한 번째 탁구잔치
  스물한 번째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기 전국탁구대회가 지난달 12, 13일 이틀 동안 경북 김천실내체육관에서 열렸다.
  문화체육관광부의 후원 아래 국민생활체육회가 주최하고 국민생활체육전국탁구연합회가 주관하는 동 대회는 매년 여름 전국의 탁구동호인들을 대상을 펼치는 생활체육 전국오픈 탁구축제다. 선수, 임원 합쳐 약 900여 명이 운집한 올해 대회는 개최지인 경상북도탁구연합회와 김천시탁구연합회가 공동으로 주관을 맡아 성공적인 진행에 힘을 보탰다.
  이 대회는 매년 성대한 개회식과 함께 문을 열었지만 올해는 모든 식전 행사를 생략하고 바로 경기를 시작한 것이 우선 특기할 점이었다. ‘세월호의 비극’과 함께 가라앉은 사회 분위기 속에서 가급적 간소하고 조용하게 치르기 위한 까닭이었다. 복잡한 절차들은 모두 생략했지만 김덕수 회장을 비롯한 김천시연합회의 임원들은 외지에서 온 동호인들이 불편을 겪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었다.

▲ 대회장 전경. 김천실내체육관이다.

처음으로 회귀한 경기방식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기 대회 경기방식이 다시 처음으로 돌아갔다. 최근 2년간 각부 구분방식과 채점방식 등을 간소화하는 몇 차례 시도를 했던 전국탁구연합회는 이번 대회에서 다시 ‘처음처럼’ 경기를 진행했다. 25세 이상부터 시작하는 30대부와 49세 이하, 59세 이하, 60대, 70대 이상부까지 연령별 구분을 한 뒤 수준과 구력에 따라 ABC 3개 그룹으로 다시 나눠 개인복식과 단체전을 진행한 것이다. 재작년 대회에서 복식 대신 단식을 개인전으로 치렀던 라지볼 역시 단체전과 복식을 일반부와 동일하게 치렀다. 채점 방식도 각 종목 점수를 합산하여 지역별로 종합 순위를 가리는 방식으로 회귀했다.
  생활탁구는 전국연합회가 출범한지 20년을 넘는 짧지 않은 세월을 지나왔지만 각 부 구분에 있어서 아직까지 공식화된 공통의 기준을 마련치 못하고 있어서 대회마다 크고 작은 문제의 소지가 되어 왔다. 수준에 따른 구분에서는 하향 출전자들로 인해 늘 시끄러웠고, 연령에 다른 구분도 참가인원에 비해 실속 없이 많은 경기와 시상을 남발하는 경우가 잦았다. 그마저도 주최측과 지역에 따라 천차만별로 적용되는 게 사실이었다.

▲ 바쁜 진행석. 진행임원들은 무선 마이크를 들고 직접 코트 사이를 누볐다.

  따라서 지난 몇 번의 대회에서 꾀했던 변화는 그 같은 문제들에 대한 해결책을 찾기 위한 시도로 인식되기도 했었다. 각 지역 연합회들의 상부 단체 개념인 전국탁구연합회는 크고 작은 오픈대회들에서 ‘기준’으로 삼을만한 권위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처음 방식으로의 회귀는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는 부분이다. 그간의 시도가 새로운 방식으로 정착되지 못한 채 시행착오로 그쳤기 때문이다. 몇 년 전의 틀로 돌아갔다는 것은 그간의 시간들을 허비했다고 봐도 무방하다는 점에서 더 그렇다.

▲ 참가선수들의 다양한 표정들.

  물론 대회 참가 동호인들이 경기방식에 연연하지는 않는다. 즐거운 마음으로 나와서 될 수 있는 한 더 많은 시합을 하고 돌아가기를 바란다. 하지만 그런 여유와 융통성은 안정된 시스템 위에서 가능한 일이며, 그 시스템을 구축하는 일이 바로 대회를 주최하고 주관하는 연합회 같은 단체들에게 주어져있는 숙제다. 하나하나의 대회를 치러내는 것이 능사가 아니라 치러진 대회를 정리하고 돌아보는 위에서 더 나은 방향성을 찾을 수 있어야 한다. 그럴 수 있을 때 연합회는 말 그대로 생활탁구동호인들의 ‘기준’이라는 ‘권위’를 갖게 될 것이다.

경상북도 종합우승, 대구와 서울 2, 3위로 뒤이어
  사실 대회를 주관한 연합회 입장에서는 열악한 환경에서도 최선을 다했다. 1급 심판들을 따로 초빙해 선수들의 경기 집중력을 방해하지 않았고, 참가동호인들 모두에게 이례적으로 이틀 연속 중식을 제공하는 등 각종 편의도 제공했다. 그렇게 기울인 주관측의 노력들이 배경에 있었기 때문에 그나마 선수들은 ‘즐탁’에 매진할 수 있었다. 경기에 참여하는 선수들이나 응원하는 동료들이나 모두 플로어에 섞여서 연출한 복잡한 풍경은 어딘지 생활탁구 출범 초기의 대회 풍경을 닮아 있어서 또 다른 아쉬움을 남겼지만 적어도 오가는 탁구공을 따라다니는 시선들만큼은 변함없이 순수하고 유쾌했던 이틀이었다.
처음부터 시야를 포기한 채 무선 마이크를 들고 코트 사이를 누비며 경기를 진행하는 임원들의 모습도 이례적이었다. 선수들에 따라 호응도가 갈리긴 했으나 비어있는 탁구대 없이 빠른 경기진행이 가능했다는 점에서는 나쁘지 않은 평가를 받았다. 차후의 대회에서도 활용할 수 있는 여지를 남긴 셈이다. 물론 탁 트인 진행석에서 같은 효과를 거둘 수 있다면 더욱 좋겠지만 말이다.
  한편 참가선수들의 뜨거운 의욕 속에 진행된 경기는 개최지인 경상북도가 종합우승을 차지하면서 막을 내렸다. 경북은 단체전A그룹 우승은 없었지만 남자40대A그룹 2, 3위, C그룹 2위, 남자60대C그룹 1, 2위 여자40대 B그룹 1위, C그룹 2, 3위, 여자50대 B그룹 3위, C그룹 1, 3위, 여자60대 C그룹 2위, 여자70대 C그룹 2위 등등 월등한 숫자의 참가자들이 각 그룹에서 고른 성적을 거두면서 종합 시상금 70만원을 가져갈 수 있었다. 경북의 뒤를 이어서는 대구광역시와 서울특별시가 종합 2, 3위에 올랐다.

 

 

▲ 상은 받을수록 좋다. 워낙 많은 부로 구분되어 일일이 입상자들을 촬영하지는 못했다. 사진은 여자50대B그룹 단체전에서 우승한 서울시 선수들.
▲ 경상북도가 종합우승을 차지했다. 한운택 경북연합회 이사가 수상했다. 시상자는 김영일 전국탁구연합회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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