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탁구연맹(ITTF), 각국 승인 따라 확정 명단 게재

중국 대표팀의 올림픽 남녀 개인단식 한 자리는 결국 장지커와 딩닝에게 돌아갔다. 리우 올림픽 개인단식 출전 선수로 지난달 홍콩에서 개최된 올림픽 아시아지역예선 우승자인 마롱과 리샤오샤를 선발한 후 남은 한 자리를 비워두고 있었던 중국은 올림픽 최종 라인업을 발표하면서 개인단식 출전선수를 확정, 발표했다. 중국이 확정한 리우올림픽 최종 라인업은 남자부 마롱 장지커 쉬신, 여자부 리샤오샤 딩닝 류스원으로 구성됐고, 한 국가 당 두 명씩만 출전 가능한 개인단식 멤버는 마롱과 장지커, 리샤오샤와 딩닝이다.
 

▲ 결국은 장지커에게 또 한번의 도전기회가 주어졌다. 월간탁구DB(ⓒ안성호).

국제탁구연맹(ITTF)은 애초 5월 세계랭킹을 발표한 뒤 개인단식에 출전 가능한 선수들 중에 세계랭킹 순으로 올림픽 초대장을 보냈는데, 중국은 예선을 통해 출전을 확정지은 마롱(세계1위)과 리샤오샤(세계5위) 외에 판젠동(세계2위)과 류스원(세계1위)에게 주어졌던 출전권을 받아들이지 않는(Denied) 대신 장지커(세계4위)와 딩닝(세계2위)에게 도전 기회를 준 것이다. 출전경쟁을 펼쳤던 판젠동과 쉬신(세계3위), 류스원 등은 마지막 순간 아깝게 탈락했다. 9개월 동안 여자 세계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류스원은 그나마 단체전 멤버로 포함됐지만, 마롱에 이어 세계2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판젠동은 쉬신에 밀려 단체전 멤버에도 포함되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다.

중국의 선택은 ‘경험’이었다. 이번이 개인단식 첫 출전이지만 최근 1년 동안 압도적인 활약을 보여주고 있는 마롱 외에, 나머지 세 선수는 모두 지난 런던올림픽에 이어 2회 연속 개인단식 출전이다. 세계2위에 랭크돼 있으면서도 탈락한 판젠동의 경우는 기량보다는 메이저 국가대항전 경험 부족이 탈락의 원인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판젠동은 지난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에서 자신보다 한참이나 차이 나는 하위랭커들에게 연패하는 등 불안한 면모를 보였었다. 가장 큰 지구촌축제인 올림픽에서 모험보다는 안정적인 메달전략을 택한 셈이다.
 

▲ 딩닝에게 ‘숙원’을 풀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 류스원은 단체전만 뛴다. 월간탁구DB(ⓒ안성호).

지금까지 중국 남자선수가 올림픽에서 따낸 금메달은 모두 4개다. 현 남자대표팀 감독인 류궈량이 1996년 애틀랜타올림픽에서 처음 따냈고, 두 번째 주인공은 그 4년 뒤 열린 2000년 시드니올림픽에서 금메달리스트가 된 현 여자대표팀 감독 공링후이였다. 그리고 세 번째 금메달은 자국에서 열린 2008년 베이징올림픽의 마린, 네 번째 금메달은 4년 전 런던올림픽의 장지커가 따냈다. 2연패에 성공한 선수는 아직까지 없다.

반면 여자선수들 중에서는 이미 덩야핑(1992 바르셀로나, 1996 애틀랜타)과 장이닝(2004 아테네, 2008 베이징)이 개인단식 금메달 2연패를 이뤘었다. 장지커가 리우에서 금메달을 따낸다면 중국 남자탁구 사상 첫 올림픽 개인단식 2연패의 주인공이 되고, 여자부에서 큰 경기에 강한 리샤오샤가 또 다시 정상에 오른다면 세 번째 2연패의 주인공이 된다.
 

▲ 마롱이 올림픽 결승전에서 “사상 최고의 라이벌전”을 예고했다. 월간탁구DB(ⓒ안성호).

몇 개월 전 마롱은 한 인터뷰에서 “리우올림픽 개인단식 결승에서 장지커와 맞붙는다면 지금까지와는 비교할 수 없는 치열한 라이벌전이 될 것”이라고 말한 바 있었다. 마롱이 금메달을 따낸다면 4대 메이저대회 개인단식 우승 및 메이저대회 5개 대회 연속우승이라는 대기록을 달성하게 되며, 장지커가 목표를 이룬다면 중국 남자탁구 사상 첫 2연속 올림픽 개인단식 금메달리스트라는 역사를 쓰게 된다. 마롱과 장지커는 지금까지 국제무대에서 총 19번의 맞대결을 펼쳤는데, 마롱이 13승 6패의 우세를 기록하고 있다. 메이저대회에 강한 면모를 보이는 장지커가 그같은 열세를 극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그러나 최근 장지커의 컨디션은 이번 올림픽 개인단식 결승진출을 낙관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드미트리 옵챠로프(세계5위), 티모 볼(세계10위, 이상 독일), 미즈타니 준(세계6위, 일본), 츄앙츠위엔(세계7위, 타이완), 블라디미르 삼소노프(세계9위, 벨로루시) 등으로 대표되는 넌차이니즈(Non Chinese) 주전들과의 맞대결에서 확실히 이긴다는 보장도 없다. 남은 기간 장지커가 컨디션을 얼마나 끌어올릴 수 있는가 하는 부분이 이번 올림픽 남자개인단식의 주요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 여자부 역시 큰 경기에 강한 리샤오샤의 행보에 관심이 모인다. 월간탁구DB(ⓒ안성호).

여자부 역시 중국 두 선수 사이의 라이벌구도가 흥미롭다. 런던올림픽 금메달리스트 리샤오샤는 2011년 로테르담 세계선수권대회 개인단식 결승전에서 딩닝에 패해 준우승했지만 이듬해 열린 런던올림픽에서 딩닝을 꺾고 금메달리스트가 됐다. 그리고 바로 다음해인 2013년 파리세계선수권대회 정상에 오르며 세계 최강자의 지위를 확고히 했었다. 지난해 쑤저우 세계선수권대회 챔피언은 ‘또’ 딩닝이지만 이듬해 개최되는 리우올림픽에서 다시 한 번 리샤오샤가 ‘넘어야 할 산’이 될 가능성이 높다. 딩닝이 숙원을 이루느냐, 리샤오샤가 중국탁구 세 번째로 개인단식 2연패의 주인공이 되느냐가 이번 올림픽에 걸려있다.

한편 국제탁구연맹이 각국의 최종 승인에 따라 발표한 올림픽 개인단식 출전선수들 명단에서는 일본도 애초의 초청멤버에서 약간의 변화가 있다. 남자단식에서 세계랭킹에 따라 초청장을 받았던 요시무라 마하루(세계15위) 대신 니와 코키(세계19위)가 미즈타니 준과 함께 출전한다. 여자부는 변함없이 이시카와 카스미(세계4위)와 후쿠하라 아이(세계7위)가 개인단식 멤버다.

이번 올림픽에 한국은 남자 이상수(세계14위, 삼성생명), 정영식(세계17위, 미래에셋대우), 여자 전지희(세계12위, 포스코에너지)와 서효원(세계14위, 렛츠런파크)이 개인단식 메달에 도전한다. 이들과 함께 주세혁(세계18위, 삼성생명)과 양하은(세계19위, 대한항공)이 단체전에 출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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