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TF 일단 통보, 최종 확정은 각국 권한, 오는 20일 마감!
쉬신(세계3위), 장지커(4위, 이상 남자), 딩닝(세계2위), 주위링(3위, 이상 여자)…! 세계탁구를 호령해온 중국의 최강자들은 정말로 리우올림픽 개인단식에 출전하지 못하는 걸까?
국제탁구연맹(ITTF)이 리우올림픽 개인단식 출전권을 획득한 선수들의 명단을 발표하면서 전 세계 탁구팬들의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특히 올림픽 개인단식에서 강력한 금메달 후보군으로 꼽히는 중국대표 자리를 아시아예선 1단계 남녀 1위에 오른 마롱(세계1위)과 리샤오샤(세계5위), 그리고 세계랭킹 추가선발 규정에 따라 남자2위 판젠동, 여자1위 류스원이 차지하면서 특별한 눈길이 쏠리고 있다.
무엇보다도 2012년 런던올림픽 남자단식 금메달리스트 장지커와 여자단식 은메달리스트이자 현 세계선수권자 딩닝의 탈락은, 이들의 폭발적인 카리스마를 좋아하는 팬들의 아쉬움을 사기에 충분한 '사건'이다. 왼손 이면타법 최강자로 한국에서도 인기가 높은 쉬신과 차세대 탁구여왕 후보 주위링도 탈락했다. 장지커는 그나마 올림픽 개인단식 금메달을 이미 보유하고 있지만, 2011년과 2015년 세계선수권 챔피언이면서도 올림픽 단식 금메달은 아직 없는 딩닝이 기회조차 얻지 못하게 된 상황은 많은 화제를 양산할 만한 일이다.
하지만 결론부터 말하자면 중국의 올림픽 개인단식 대표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는 게 정설이다. 국제탁구연맹이 규정에 의거하여 게재한 명단 중 세계랭킹에 따른 추가선발 선수들은 변동의 여지가 남아있기 때문이다. 지역예선 출전자에 한한 세계랭킹 상위 22명 안에 든 선수들 중 누군가가 참가를 포기할 경우 출전권은 차순위 선수에게로 넘어간다. 같은 나라 선수들끼리 출전권을 주고받는 게 아닌 랭킹 우선순위 개념이지만, 세계랭킹 최상위권을 독점하고 있는 중국의 경우는 ‘나라 안의 일’이 될 수 있다. 현 세계2위 판젠동이 단식 출전을 포기하면 차순위인 3위에 랭크돼있는 쉬신이 자격을 이어받을 수 있다. 쉬신마저 안 나가면 4위인 장지커가 출전권을 갖는다. 여자부 역시 류스원이 나가지 않으면 2위인 딩닝이 출전 자격을 승계할 수 있다.
한 마디로, 국제탁구연맹이 각 NOC에 통보하고 사이트에 게재한 선수명단은 아직까지는 ‘초청’ 개념인 셈이고, 이를 받아들일지 말지는 해당 국가에서 결정할 사안이라는 것이다. 애초부터 중국은 이 같은 상황을 대비해서 아시아지역예선 1단계에 남녀 각 4명의 선수들을 출전시킨 바 있었다. 랭킹에 따른 추가 선발을 위한 최소한의 자격을 4명 모두에게 충족시켜두는 전략을 구사했다. 그에 따라 1단계 우승자 마롱과 리샤오샤를 제외한 나머지 남녀 각 3명의 선수들 중 누구를 선택할지는 여전히 중국탁구협회의 결정에 달려있게 된 것이다.
남녀 모두 세계 2강의 자리에 올라선 일본도 비슷한 경우다. 현재 일본의 올림픽 개인단식 출전권은 랭킹에 따라 남자 미즈타니 준(세계6위), 요시무라 마하루(세계15위), 여자 이시카와 카스미(세계4위), 후쿠하라 아이(세계7위)가 확보하고 있지만, 아시아지역예선에는 남자부 니와 코키(19위)와 여자부 이토 미마(세계10위)도 출전했었다. 일본탁구협회의 결정에 따라 출전자가 바뀔 여지가 남아있는 셈이다. 실제로 일본탁구협회는 최근 남자단식에 요시무라 마하루가 아닌 니와 코키를 미즈타니 준과 함께 출전시킨다는 발표를 하기도 했었다.
물론 올림픽까지 얼마 남지 않은 시기에 각 NOC 협회의 결정을 무한정 기다리는 것은 아니다. 국제탁구연맹이 한정하고 있는 올림픽 개인단식 출전자 최종 확정시기는 오는 5월 20일이다. 각국은 이 날까지 국제탁구연맹의 출전자명단을 그대로 받아들일지, 또는 내부 조정을 통해 차순위 선수를 내보낼지를 결정해 통보해야 한다. 각국의 답변을 듣고 ITTF는 최종 명단을 다시 발표하게 된다.
사실 누가 뛰어도 개인단식 1, 2번 시드는 중국 선수들이 가져갈 가능성이 높다. 누구에게 금메달 도전 기회를 안겨줄지 행복한 고민을 할 수 있는 나라는 현재로서는 세계 최강 중국뿐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빠른 속도로 기량을 향상시켜온 일본의 ‘선택’도 이목을 끌고 있다. 10대 천재 이토 미마는 지난 아시아예선에서 세계최강자 딩닝을 꺾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었다. 이미 이시카와 카스미와 후쿠하라 아이의 출전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미래를 내다보는 행정을 펼쳐온 일본이 또 다시 과감한 선택을 할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세계 탁구를 좌지우지하는 최강국들은 과연 어떤 선택을 할까?
관록? 패기? 또한, 현재일까? 미래일까? 장지커, 쉬신, 딩닝… 정말 못 나가나? 답은 며칠 더 기다려봐야 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