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단계 권역별 5장, 사실상 6장 티켓 놓고 2단계에서 승부

4월 13일은 일반 국민들에게는 제20대 국회의원 선거일이지만 탁구 국가대표선수들에게는 2016 리우올림픽 아시아지역예선이 시작되는 날이다. 사전투표로 일찌감치 권리를 행사하고 홍콩으로 날아간 대표선수단은 현재 격전을 준비하고 있다. 그런데 여자부에서 한국의 서효원(렛츠런파크)과 전지희(포스코에너지)가 첫 판부터 만났다.

홍콩에서 13일 오전부터 경기에 돌입하는 이번 예선은 남녀 각 11장의 올림픽 개인단식 출전권을 놓고 겨루는 무대다. 이전까지와는 다르게 두 단계로 나눠 치러진다. 아시아 전역을 5개 권역으로 나눠 1단계에서는 권역별 토너먼트로 순위를 가리고, 2단계에서는 1단계 1위를 제외한 나머지 선수들이 권역 구분없이 출전해 다시 한 번 순위전을 펼친다. 1단계에서는 5개 권역별 각 1위에게 올림픽출전권이 주어지고, 2단계에서는 나머지 6장을 순위대로 배분하는 형식이다. 올림픽 본선 한 NOC당 개인단식 엔트리가 최대 2명이라는 점에서 예선전 2단계도 한 나라당 최대 2명으로 출전 제한이 있다. 1단계 1위가 있는 나라는 2단계 최대 출전인원이 한 명이다.
 

 
▲ 서효원(위)과 전지희가 첫 경기부터 맞대결을 벌이게 됐다. 월간탁구DB(ⓒ안성호).

그에 따라 팬들 사이에서는 이번 예선에 걸려있는 티켓은 11장이 아니라 6장이라는 소리도 들린다. 우리나라가 속한 동아시아권역은 세계적인 강국들이 몰려있는 아시아에서도 최강들이 집중된 지역이다. 한국, 중국, 일본, 홍콩, 타이완, 북한 등이 여기 다 있다. 네 명이나 출전하는 중국의 최강자들뿐만 아니라 각국의 버거운 강자들이 숱하게 포진한 1단계 1위가 사실상 어렵다고 보면 2단계에서 승부를 걸 수밖에 없는 형국인 때문이다.

이번 예선에 우리나라는 남자 정영식(KDB대우증권), 이상수(삼성생명), 여자 서효원(렛츠런파크), 전지희(포스코에너지)가 출전했다. 일찌감치 단식멤버를 확정한 대표팀이 '집중'의 전략을 선택, 남녀 각 2명씩만 나갔다. 하지만 애초 예상대로 '올림픽'은 지역예선길부터 험난한 대진이다. 남자 이상수(세계16위)는 사실상 첫 라운드인 16강전 상대가 쉬신(중국, 세계3위)이다. 정영식(세계14위)은 홍콩의 탕펭(세계12위)을 만나는데 이 경기를 이긴다해도 다음은 판젠동(중국, 세계2위)이다. 첫 경기부터 맞대결하게 된 서효원(세계12위)과 전지희(세계15위)는 둘 중 승자가 8강전에서 세계1위 류스원(중국)을 상대해야 한다. 대표팀 역시 1단계보다는 2단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번 예선은 "불필요한 소모전"이라는 불만이 각국 선수단으로부터 나오고 있기도 하다. 동아시아 외 권역 국가들보다는 한중일을 중심으로 한 탁구강국들의 입장이 비슷하다. 어차피 랭킹으로 다 나갈 선수들을 굳이 시합을 시킨다는 푸념을 내비친다. 실제로 예선과는 상관 없이 올림픽 본선에 나갈 선수들은 다 나간다. 예선 출전 선수들 중 탈락자들로 대상을 한정하여 세계랭킹 상위 22명을 추가 선발하기 때문이다. 한국 선수들도 예선 결과가 나쁘다 해도 올림픽 못 나갈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 어쩌면 예선 방식은 리우올림픽 이후 다음 올림픽부터는 세계랭킹으로 우선 선발하고 나머지를 대상으로 예선을 치렀던 이전까지의 방식으로 회귀할지도 모른다.
 

 
▲ 이상수(위)와 정영식은 각각 쉬신과 탕펭을 상대로 첫 경기를 시작한다. 월간탁구DB(ⓒ안성호).

하지만 형식과 방식이 어쨌든간에 시합은 시합이다. 주어진 경기에는 최선을 다하는 것이 선수다. 더구나 이번 예선은 각각의 승부에 주어지는 레이팅포인트가 세계선수권대회에 버금간다. 한 경기 한 경기의 승패가 올림픽 본선에서의 시드와 직결된다. 선수들은 예선 통과만을 떠올리기보다는 본선에서의 상황을 큰 그림으로 그려놓고 경기에 임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 올림픽대표 탁구선수단은 여자부 16강전 서효원과 전지희의 맞대결로 이번 예선 첫 경기를 시작한다. 경기 시간은 13일(오늘) 오후 세 시(한국 시간)로 예정돼 있다. 이후 이상수가 쉬신을 상대하는 남자부 16강전은 밤 8시 50분, 정영식과 탕펭의 16강전은 그보다 늦은 밤 10시 30분에 경기를 시작한다. 우리 선수들의 선전을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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