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장소, 같은 기간 동시 개최, ‘그들만의 리그’는 이제 없다!

실업연맹 시․군청부와 한국대학탁구연맹이 다시 한 번 의기투합했다.

31일 개막해 다음 달 3일까지 계속되는 2016 춘계 회장기 실업탁구대회와 제34회 한국대학탁구연맹전이 충청남도 금산종합체육관에서 동시에 치러지고 있다. 두 연맹이 개별 대회를 같은 기간, 같은 장소에서 함께 개최한 것.
 

▲ 실업 시․군청부와 대학연맹이 다시 한 번 의기투합했다. 사진은 동시에 개최했었던 2014년 인제 대회 전경. 월간탁구DB(ⓒ안성호).

두 연맹의 이 같은 시도는 넓지 못한 저변과 미약한 관심으로 인해 각각의 대회만으로는 충분한 열기를 끌어낼 수 없다는 판단 때문이다.

시․군청 팀이 주축을 이루는 관공서팀들이나 학생탁구의 꼭짓점을 이루는 대학팀들은 탁구계에서 각별한 비중을 갖고 있다. 기업팀들을 자극해서 함께 발전해야 하는 것은 물론 청소년 선수들의 진로에도 숨통을 틔워주는 계층이다. 국내 경쟁력이 높아질 때 국제무대에서의 한국탁구 경쟁력도 따라서 올라간다고 보면 이 팀들의 분발은 1부리그격인 기업팀들의 안일함을 경계해줄 수 있는 촉매로서도 대단히 중요한 자리를 차지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전까지 시․군청부와 대학연맹 대회는 높지 않은 관심으로 매번 ‘그들만의 리그’로 그치는 경우가 많았었다. 홍보도 적극적이지 못해서 관중도 없이 선수들 몇 명만이 나와 있는 경기장은 한산한 느낌까지 풍기곤 했던 것이 사실이다.

두 연맹의 색다른 시도는 각각의 대회를 함께 여는 것으로 그 같은 문제들을 일거에 해소하려는 의도가 바탕에 있는 셈이다.

실업연맹과 대학연맹의 의기투합은 사실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14년 춘계 시․군청 대회와 32회 대학연맹전을 함께 열었었다. 당시 각각 개최할 때에 비해 두 배에 달하는 많은 참가인원으로 유치 지역의 호응도가 높아졌고, 관심이 높아지자 선수들의 의욕도 덩달아 상승하면서 경기장은 기간 내내 멋지고 투지 넘치는 플레이들로 가득했다. 그 같은 성과를 기반으로 두 연맹은 향후에도 같은 형태의 대회를 이어가기로 합의하기도 했었다.

대학부의 유니버시아드 선발전 등 각종 경기 일정에 쫓겨 ‘함께 하는 대회’가 성사되지 못했던 지난해를 뒤로 하고, 실업연맹과 대학연맹은 새로 맞은 2016년 첫 대회를 기점으로 다시 뜻을 모았다. 현재 금산종합체육관에서는 대학부와 실업 시․군청 선수들이 함께 경기를 치르고 있다.
 

 
▲ 각각 대회를 치렀던 지난해 대회 남자실업 단식 우승자 조지훈(위, 안산시청)과 여자대학 단식 우승자 이소봉(공주대)의 경기모습. 올해는 같은 장소에서 같은 시간에 뛴다. 월간탁구DB(ⓒ안성호).

같은 장소에서 경기를 치르지만 두 대회가 하나로 통합된 것은 아니다. 체육관을 반분하여 각각의 경기 일정이 진행된다. 경기종목과 방식도 두 대회가 조금씩 차이가 있다. 시․군청부 단체전은 토너먼트로 진행되지만, 대학부 단체전은 2개 조 예선리그 뒤 각 조 1, 2위 크로스 토너먼트로 치른다. 시․군청부는 혼합복식을 포함해서 남녀 단․복식, 단체전까지 일곱 종목, 대학부는 혼합복식을 제외한 여섯 종목이다.

하지만 두 대회의 경기 일정은 비슷하게 전개된다. 4월 1일 오후 각부 남녀복식 우승자가 같은 시간에 결정된다. 남녀 단식의 경우 실업대회는 2일, 대학대회는 3일 차례로 결승전을 치른다. 대학부가 치르지 않는 시․군청부 혼합복식은 첫 날인 31일 가장 먼저 우승자가 나온다. 가장 높은 비중의 경기인 각부 남녀 단체 결승전은 마지막 날인 3일 오전 열시에 실업과 대학이 동시에 경기를 시작한다.

이번 대회에 시․군청부는 남자 5개 팀, 여자 5개 팀, 대학부는 남자 10개 교, 여자 8개 교의 선수들이 참가했다. 각각 치른 지난해 대회에서는 서울시청(남자실업), 수원시청(여자실업), 창원대학교(남녀대학)가 각부 단체우승을 차지한 바 있었다. 대학연맹과 실업 시․군청부가 힘을 합친 두 번째 무대가 또 어떤 결과물을 만들어낼지 탁구인들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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