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오상은 감사 표시로 부자 동시 B사 후원 알려져

한국탁구 최고참 현역 선수 오상은(KDB대우증권)이 경기 외적 측면으로도 남다른 화제몰이를 하고 있다. 자신의 뒤를 이어 탁구선수의 길로 들어선 둘째 아들 준성이와 함께 유명 용품회사인 B사의 지원을 받게 됐다는 내용이다.
 

 
▲ 나란히 포즈를 취하고 있는 오상은-준성 부자. 사진 오상은 선수 페이스북 캡쳐.

수익 환원과 마케팅 극대화를 위해 스타들과 계약을 맺고 해당선수에 대한 지원과 자사 용품 홍보를 병행하는 것은 용품회사들의 일반적인 상관례다. 특히 B사는 전 세계 탁구용품 시장의 70% 가까이를 점유하고 있는 세계 최고 용품사로서 한국의 대표적 탁구스타 오상은과는 1995년부터 20년 넘게 돈독한 인연을 이어오고 있는 회사다. 그런데 이 회사가 올해부터는 ‘아빠’ 오상은뿐만 아니라 ‘아들’ 오준성에게도 후원을 시작했다는 것.

이 같은 내용은 최근 오상은의 SNS를 통해 대중에 알려졌다. 오상은은 해당 게시물에서 “1995년부터 회사 모델로 열심히 선수생활을 해왔는데, 올해 2016년부터 부자모델이 될 수 있게 해준 데 대해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앞으로 더 좋은 결과가 있을 수 있도록 많은 관심과 응원 부탁드립니다.”고 적었다. 내용을 확인한 팬들은 다수의 댓글로 이들 부자에게 응원메시지를 보내고 있는 중이다.
 

▲ 마흔! 그러나 멈추지 않는 오상은이다. 올해 상비군선발전을 통해 국가대표에 복귀했다. 월간탁구DB(ⓒ안성호).

오상은은 긴 설명이 필요 없는 ‘현역 레전드’다. 최고 권위의 종합선수권 단식 최다우승(6회) 기록 보유자다. 90년대부터 2천년대까지 약 27년간 대한민국 대표팀 톱랭커로 활약하며 네 번의 올림픽, 일곱 번의 세계선수권에 출전했다. 아쉽게도 메이저대회 금메달 방점은 찍지 못했지만 획득한 메달수로는 한국탁구계에서 그의 기록을 넘어설 수 있는 이가 없다. 게다가 그의 선수생활은 ‘현재진행형’이다. 1977년 생으로 어느덧 우리 나이로 마흔이 됐지만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자기관리를 바탕으로 여전히 전성기 못지않은 경기력을 과시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후배들의 앞길을 위해 몇 년 동안 나가지 않았던 상비군선발전에도 출전해 국가대표상비1군에 복귀하며 다시 국가대표로 뛸 가능성까지 열어둔 상태다.
 

▲ 현재 단양에서 열리고 있는 초등연맹 회장기 대회 4학년부 준우승에 오른 오준성. (단양=안성호 기자).

그의 아들 오준성은 경기도의 명문 오정초등학교 4학년 선수다. 일곱 살 후반 무렵부터 탁구를 시작해 빠르게 실력을 쌓았다. 지난해 초등연맹 회장기 대회 3학년부를 석권했고, 4학년이 된 올해는 결승전에서 라이벌 이호윤(의령남산초)에게 아쉽게 역전패했으나 나이를 넘어서는 빼어난 기량으로 여전히 많은 주목을 받았다. 오상은-준성 부자는 지난해 종별선수권대회에 나란히 출전해 같은 날 옆 테이블에서 나란히 경기를 벌이며 이목을 집중시키기도 했었다. 아빠가 여전히 현역으로 뛰는데다 아들이 빠른 기량 향상으로 주목 받으면서 시합마다 화제가 됐다. “국가대표로 뛰는 아빠를 보고 싶다”는 아들의 바람 때문에 오상은이 상비군선발전에 다시 나갈 결심을 했다는 얘기는 언론을 통해 이미 잘 알려진 일이기도 하다.

오상은과 오랜 인연을 이어온 B사가 그의 아들과도 인연을 시작할 수 있었던 이유 역시 준성이의 우수성 때문이다. B사의 영업을 책임지는 김찬동 차장은 “오래 전부터 초등연맹의 추천을 받아 불우한 형편의 어린 선수들과 우수한 기량을 가진 유망주들을 선별 지원해왔다. 준성이는 후자의 경우”라고 설명했다. 또한 “아빠와 아들을 함께 후원할 수 있다는 사실을 회사도 즐겁고 특별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좋은 성적으로 인지도를 끌어올려준다면 회사로서도 매우 고마운 일이 될 것이다. 부자가 불편 없이 선수생활을 지속할 수 있도록 성심을 다해 돕겠다.”고 덧붙였다.
 

▲ 지난해 종별선수권대회에서 부자가 함께 출전해 많은 눈길을 끌기도 했다. 월간탁구DB(ⓒ안성호).

요즘은 부모의 ‘탁구피’를 이어받아 탁구선수의 길로 들어서는 경우를 심심찮게 볼 수 있다. 현재 단양에서 치러지고 있는 초등연맹 회장기대회만 하더라도 삼성탁구단 출신 신수현 씨의 딸인 6학년 여자우승자 신유빈(군포화산)부터 대전동산중 권오신 감독의 아들인 1-2학년 남자우승자 권혁(대전동문)에 이르기까지 각 학년부에 다수의 ‘2대’ 탁구선수들이 포진해있다. 선수출신 부모의 자녀가 중요 길목에서 격돌하는 모습도 드문 일이 아니다. 대표적으로 이번 대회 3학년 남자부 결승전을 벌인 이정목(대전동문)과 채문송(인천남부)은 각각 한남대 이희산 감독과 삼성생명 채윤석 코치의 아들이다.
 

▲ 이들은 풍성해지고 있는 탁구계를 상징하는 ‘아주 특별한 부자’로도 기억될 것이다. 월간탁구DB(ⓒ안성호).

우수한 재질의 유망주들이 탁구를 누구보다 잘 아는 ‘환경’에서 성장하는 것이 탁구계로서도 반갑지 않을 이유가 없다. 힘들고 어려운 일임을 잘 알면서도 자녀를 선수의 길로 인도한다는 것은 탁구의 미래에 대한 탁구인들의 믿음을 방증하는 일이기도 해서 또한 반갑다. B사를 중심으로 국내의 다양한 용품사들은 우수한 유망주들의 앞길을 위해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방침을 세우고 있기도 하다. 아빠와 아들이 현역으로 함께 뛰는 '아주 특별한 부자' 오상은-준성 부자는 그 같은 추세를 가장 드라마틱하게 상징하는 사례로도 오래 기억될 것 같다. ‘시나브로’ 탁구계가 풍성해지고 있다. 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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