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3회 쿠알라룸푸르 세계탁구선수권대회

일본 여자대표팀이 제53회 세계탁구선수권대회 단체전에서 세계최강 중국을 위협할 가장 강력한 라이벌로 주목받고 있다. '3연패'를 노리는 중국 여자대표팀은 중국 CCTV를 통해 이번 대회 일본을 가장 큰 적수로 여기고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 일본여자팀이 이번 세계대회에서 중국에 가장 강력한 적수로 평가받고 있다. 지난 도쿄대회 단체전 은메달을 견인했던 에이스 이시카와 카스미. 월간탁구DB(ⓒ안성호).

일본은 자국에서 치러진 지난 2014년 도쿄 세계선수권 단체전에서 예상치 못한 악재를 만났었다. 일본의 핵심주전 후쿠하라 아이가 부상으로 대회에 불참하게 된 것이다. 그러나 일본은 위기를 극복하고 31년 만에 결승에 오르는 반전을 이뤄냈다. 에이스 이시카와 카스미와 ‘3장’ 히라노 사야카가 제몫을 톡톡히 해준데다, 후쿠하라 아이 대신 출전한 이시카키 유카도 기대 이상으로 분전하며 은메달을 수확했다.

두터운 선수층과 확실한 주전. 지난 대회 일본의 준우승은 현 일본여자탁구의 탄탄한 전력을 확인시켜준 결과였다. 일본은 2012년 런던 올림픽과 2014년 도쿄 세계대회 단체전에서 연속 준우승하며 ‘세계 2강’으로의 입지를 확실히 굳혔다. 일본은 오는 28일부터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리는 제53회 세계선수권대회 단체전 역시 중국 바로 다음인 2번 시드를 배정받았다.

이번 대회 일본 여자대표팀의 가장 큰 특징으론 ‘세대교체’를 들 수 있다. 일본은 에이스 이시카와 카스미만 남기고 지난 도쿄 대회 때와는 완전히 다른 멤버를 구성했다. 히라노 사야카, 타시로 사키, 모리 사쿠라, 이시가키 유카가 빠지고, 지난대회 부상으로 참가하지 못했던 후쿠하라 아이와 와카미야 미사코, 하마모토 유이, 이토 미마가 출전한다.
 

▲ 지난 대회 부상으로 빠졌던 후쿠하라 아이가 돌아오면서 일본은 더욱 탄탄한 전력을 구축했다. 월간탁구DB(ⓒ안성호).

그중 오랫동안 일본의 주전으로 활약하며 런던올림픽과 도쿄세계대회 은메달을 견인했던 베테랑 히라노 사야카의 탈락이 가장 눈에 띈다. 이번 대회에선 16살의 이토 미마가 히라노를 대신해 일본의 ‘3장’ 역할을 맡아줄 것으로 예상된다. 어린 나이에 국제무대에서 남다른 두각을 나타내며 ‘천재’로 불리는 이토 미마는 세계대회 단체전은 생애 첫 출전이나 개인전은 작년 쑤저우 대회에 참가해 단식 8강에 오르는 선전을 펼친 바 있다.

리우쥔(CCTV 기자) - "중국 여자대표팀은 세계선수권대회를 앞두고 그들이 대비할 필요가 있는 중요한 적수들에 대한 리스트를 준비해왔다. 그 리스트에는 후쿠하라 아이, 이시카와 카스미, 이토 미마가 포함돼 있다. 그들은 현재 중국의 가장 중요한 경쟁자들이다. 일본 여자대표팀은 최근 큰 대회마다 계속 2위 자리를 유지해왔다. 이번 대회에는 후쿠하라 아이와 이시카와 카스미의 활약 속에 이토 미마가 히라노 사야카의 자리를 대신할 것이다. 이토 미마의 전체적인 파워는 크게 발전됐다. 그녀의 임팩트는 강하고, 우리의 가장 강력한 적수 중 한 명이다." (출처 : Tabletennista)

위는 리우쥔이라는 중국CCTV 기자가 중국 여자대표팀 훈련장을 취재한 것으로, 중국대표팀이 이번 세계대회 금메달 적수로 일본을 꼽고 있다는 내용이다. 특히 중국이 이토 미마의 성장을 눈여겨보며 경계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2010년 모스크바 대회 우승팀인 싱가포르가 중국의 가장 강력한 대항마로 평가받았으나 현재 싱가포르는 대표주전들의 연이은 은퇴로 존재감이 많이 옅어졌다. 그 사이 일본이 눈부신 약진을 보이며 세계 ‘2강’ 자리를 차지한 상황이다.
 

▲ 16살의 '천재' 이토 미마는 중국이 가장 경계하는 선수로 꼽고 있다. 월간탁구DB(ⓒ안성호).

이번 대회 2번 시드를 받은 일본 여자팀은 독일, 북한, 체코, 태국, 브라질 등과 함께 B그룹에서 예선을 치른다. 일본이 조 1위로 본선에 오를 경우 지난 대회에 이어 또 한 번 중국과 결승에서 우승을 다툴 가능성이 높다. B그룹에선 유럽의 전통강호 독일이 일본 다음으로 높은 시드를 받았다. 그러나 ‘귀화듀오’ 산샤오나와 한잉이 귀화선수 출전제한으로 빠진 이번 대회 전력은 일본보다 한 수 아래로 평가된다.

오히려 수비수 리명순이 이끄는 북한이 일본을 대적할 ‘복병’으로 꼽히고 있다. 북한의 에이스 리명순은 국제무대 상대전적에서 이시카와 카스미에게 3승 1패로 크게 앞서 있고, 후쿠하라 아이와도 1승 1패로 동률을 기록 중이다. 리명순에 활약에 따라 의외의 이변이 일어날 가능성도 없지 않다. 다만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혼합복식 금메달리스트 김정의 불참이 북한으로서도 변수다.

알려진대로 우리나라 여자대표팀은 D그룹에서 홍콩과 수위 다툼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1위에 오른다면 예선 이후 대진 추첨에 따라 4강전에서, 2위나 3위로 처질 경우는 8강전에서 B그룹 수위 팀과 만날 가능성이 있다. 중국과 최후의 승부를 벌이는 나라가 반드시 예상과는 같지 않기를 희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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