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생활체육전국탁구연합회 2016년 정기총회 무산

탁구계 대통합에 심각한 차질이 발생했다.

지난 4일 대한탁구협회(이하 협회)와 국민생활체육전국탁구연합회(이하 연합회) 양측 통합추진위원회(이하 통추위) 대표들이 통합 합의서에 사인한 이후 탁구계는 단체 통합 관련 마지막 절차만을 남겨뒀었으나 합의서 시행 첫 단계인 국민생활체육전국탁구연합회 정기대의원총회부터 문제가 생겼다.

13일 오전 열한 시 충남 온양제일호텔에서 개최가 예정됐었던 2016년 정기대의원총회가 참석 인원 부족으로 성원을 이루지 못해 무산되고 만 것. 통합이 문제없이 진행되기 위해서는 협회와 연합회가 각각 대의원총회를 열어 통추위가 합의한 내용을 승인하고 통합총회를 열어야 한다. 특히 비영리 법인 체계로서 별도의 해산 절차가 필요없는 협회와 달리 임의단체인 연합회는 해산을 위한 총회도 열어야 한다.
 

▲ (온양=안성호 기자) 국민생활체육전국탁구연합회 총회가 무산됐다. 탁구계 통합이 첫 걸음부터 불안한 행보를 하고 있다.

연합회는 13일 금년 정기총회를 열어 합의 내용을 통과시키고 이후 해산총회로 이어갈 계획을 세우고 있었으나, 현 유상종 회장의 대표성을 문제 삼은 몇몇 지역 대의원들이 참석을 거부하면서 정족수 부족으로 끝내 회의가 열리지 못했다. 개최 예정 시간에서 한 시간이 경과된 열두 시경까지 참석 대의원들의 숫자가 성원에 미치지 못하자 이계준 감사가 회의 무산을 결정, 통보했다.

회의에 참석하지 않은 대의원들 측은 “새해 예산 출연금 납부와 지난해 연합회의 편법 운영과 관련해서 현 유상종 회장의 대표성을 인정할 수 없다. 이 날 총회도 회의자료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 등 절차상의 문제가 많다. 무리해서 정기총회를 열고 합의안이 승인되고 해산의 수순을 밟을 경우 이후 더 심각한 파행이 예상된다.”는 명분을 내세우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이와 관련해서 유상종 회장은 “출연금 관련 규정은 통합을 앞두고 있는 시점에서 수정될 수밖에 없는 내용이다. 더구나 전임 집행부에서 만들어진 내부 규정으로 현 집행부가 숙지하고 있던 내용이 아니다. 통합 이전까지 회장의 직무를 수행하기 위해 일부를 출연하는 등 최선을 다하고 있는데 이런 일이 벌어져서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 날 회의에 참석하고자 회의장을 찾았던 대의원들 대부분은 “지금은 시시비비가 중요한 상황이 아니다. 감정적으로 대응해서도 안 될 일이다. 연합회가 비정상적인 상황을 초래해 통합에 방해될 경우 탁구계 전체가 피해를 입게 된다. 백만에 육박하는 동호인들을 대표한다면서 생활체육 전체를 스스로 죽이는 꼴이 된다. 통합은 대세다. 어떤 식으로든 진행될 텐데 이후 과정을 돌아볼 때 우리들의 자화상이 어떤 모습일 것 같은가.”라면서 답답해했다.

실제로 연합회 총회의 파행은 연합회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에서 심각성을 더한다. 협회와 연합회의 통합이 통합체육회 발족 이전에 완료되지 못하고 사고단체로 전락할 경우 통합체육회 산하 종목으로 인정받지 못해 국고 지원이 끊기는 등 불이익이 초래될 수 있기 때문이다. 자칫 생활체육탁구는 물론이고 엘리트탁구 역시 2016년 사업 진행이 어려워질 수 있다. 전문체육과 생활체육의 대통합으로 새로운 시대를 열고자 했던 탁구계는 통합의 첫 단추부터 잘못 꿰고 있는 셈이다. 18일경 총회를 열고 합의 절차를 진행할 계획을 세우고 있는 대한탁구협회 임원들도 예상 못한 돌출변수를 놓고 난감해하고 있다.

유상종 회장은 “어차피 무산된 총회는 어쩔 수 없다.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긴급총회를 다시 열어 남은 절차를 무사히 마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협회와 연합회 통추위 합의대로라면 통합총회는 오는 23일로 예정돼있다. 남은 날짜는 정확히 열흘, 탁구인들의 슬기로운 대처가 절실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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