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탁구연맹(ITTF) 1월 세계랭킹 발표

전지희(포스코에너지)가 마침내 한국 최고 세계랭커 자리에 올랐다.

국제탁구연맹(ITTF)이 최근 홈페이지를 통해 발표한 2016년 첫 세계랭킹에서 전지희는 여자11위에 오르며, 13위와 17위에 각각 자리한 서효원(렛츠런)과 양하은(대한항공)을 제치고 한국 선수들 중 가장 높은 세계랭킹을 보유한 선수가 됐다.
 

▲ 전지희가 마침내 세계랭킹에서도 한국 최고 자리에 올랐다. 월간탁구DB(ⓒ안성호).

전지희는 지난해 생애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월드투어에서만 우승 3회(스페인오픈, 아르헨티나오픈, 칠레오픈), 준우승 2회(호주오픈, 체코오픈)를 기록했는데, 이 성적은 현재 4위에 랭크돼있는 후쿠하라 아이(일본)와 더불어 2015년 월드투어 참가 선수들 중 가장 뛰어난 성적이었다. 작년 월드투어를 총결산한 리스본 그랜드파이널스에서도 양하은과 일본의 와카미야 미사코를 이기고 4강까지 오르는 선전을 펼쳤다.

국제무대에서의 활약은 국내무대로도 이어져 전지희는 연말에 연이어 개최된 포스코에너지컵 한국실업탁구대회와 전국남녀 종합탁구선수권대회에서도 라이벌들을 모두 따돌리고 개인단식을 연속 석권했다. 국내 랭킹은 지난해 8월 이후로 줄곧 1위를 고수하고 있는 중이다. 국내외를 막론한 빼어난 활약을 바탕으로 전지희는 한 NOC당 단 2명씩만 출전 가능한 올림픽 개인단식 출전권까지 거머쥔 상태다.
 

▲ 국제무대에서의 활약은 국내무대로도 이어졌다. 지난해 종합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한 직후의 모습. 월간탁구DB(ⓒ안성호).

새해 첫 발표된 랭킹은 그랜드파이널스를 반영한 순위로 전지희는 전 달 13위에서 두 계단이 올라 11위에 오른 것이다. 세계11위는 전지희의 역대 최고 세계랭킹으로, 이전까지는 지난해 10월 기록했던 12위가 최고였다. 전지희는 바로 위에 위치한 10위 우양(중국)과 랭킹포인트차가 단 7점밖에 나지 않기 때문에 새해 활약여부에 따라서는 ‘세계TOP10’ 진입도 충분히 가능해졌다. 반면 지난달까지 줄곧 한국 1위 자리를 유지해오던 서효원은 한 한 계단 하락해 13위에 자리하며 한국2위로 밀렸다. 전지희와 서효원의 랭킹포인트 차는 55점, 양하은을 포함 세 명의 트로이카 경쟁에서 전지희의 오름세가 확연히 돋보이는 상황이다.

한국 선수들 외에 상위권에서도 약간씩의 변화가 있었다. 누적 포인트가 많았던 류스원(중국)이 그랜드파이널스 최다우승 기록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고도 1위 자리를 지켰지만, 바로 아래 순위에서 자리 이동이 있었다. 네 번의 준우승 끝에 첫 우승을 달성한 딩닝은 전 달 3위에서 2위로 올랐고, 준결승전에서 딩닝에 패한 주위링은 반대로 전달 2위에서 3위로 자리를 바꿨다. 8강전에서 류스원을 꺾고 결승전에서 딩닝에 패해 준우승한 첸멍은 전달 8위에서 세 계단을 뛰어 5위에 자리했다. 2014년 3월부터 5월까지 3개월 동안 세계4위에 올라있었던 첸멍은 리스본 그랜드파이널스를 통해 다시 한 번 자신의 역대 최고랭킹에 도전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게 된 셈이다.

중국 선수들이 판치는 4강권에서 당당히 4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후쿠하라 아이는 새해 첫 랭킹도 4위로 출발했다. 후쿠하라 아이 다음으로 세계랭킹이 높은 ‘넌 차이니즈’ 선수 역시 7위에 오른 일본의 이시카와 카스미다. 두 일본선수와 그 뒤에 올라있는 넌 차이니즈 선수들의 랭킹포인트 차가 크지 않긴 하지만, 현재 순위만 보면 올림픽 입상가능성이 가장 큰 선수들임에 틀림없다. 큰 이변이 없는 한 여자단체전에서도 일본이 중국에 이어 2번 시드를 받을 것이 유력하다고 볼 때, 일본은 리우 올림픽에서 단식과 단체전 모두 은메달 이상을 노려볼 수 있는 상황이다. 상승세의 전지희를 필두로 서효원과 양하은이 힘을 합치는 한국 대표선수들이 기존 판도를 휘저을 필요가 요구되는 대목이다.
 

▲ 남자대표 이상수는 17위에 올라 생애 최고 랭킹을 경신했다. 월간탁구DB(ⓒ안성호).

한편 비교적 변화가 많았던 여자부에 비해 남자부 랭킹에는 큰 변화가 없었다. 마롱, 판젠동, 쉬신 등 중국 3인방이 1, 2, 3위를 독점한 가운데 상위 1위부터 6위까지의 순위가 전 달과 같다. 넌 차이니즈 선수들 중 가장 높은 순위는 4위에 랭크된 디미트리 옵챠로프(독일), 일본의 미즈타니 준은 6위다. 한국 올림픽대표선수들은 정영식(KDB대우증권)이 12위, 주세혁(삼성생명)이 14위, 이상수(삼성생명)가 각각 17위에 랭크됐다. 이상수의 경우는 자신의 생애 최고 세계랭킹이다. 전 달 18위에서 한 계단 상승했다.

올림픽을 앞두고 있는 시점에서 세계랭킹은 각국 대표팀의 주요 관심 사안이다. 개인단식은 물론 단체전 시드 배정도 국제탁구연맹 세계랭킹을 기준으로 이뤄진다. 태릉에서 강화훈련을 시작한 한국 대표팀 역시 세계랭킹을 끌어올리기 위해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16년 새해, 10위권 대에서 출발한 대표선수들의 선전을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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