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able Tennis News Best 10 for 2015

<아듀 2015! 한국탁구 2015년 기억해둘 만한 열 가지 이야기(1)>에 이어

2015년 한국탁구계가 기억할 만한 소식들을 다시 모았다.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올림픽이 열리는 2016년에는 더욱 밝고 희망찬 소식들로 넘쳐나기를 소망한다.
 

06. 2015 광주 하계유니버시아드 탁구경기
     
김민석-전지희 혼복 금메달, 하지만 영광보다 상처 많았다

전 세계 지성인들의 스포츠축제인 하계 유니버시아드가 광주에서 개최돼 눈길을 끌었다. 탁구계는 안방에서 치러지는 종합경기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올리기 위해 대학과 실업이 함께 선수단을 꾸렸다. 이상수(삼성생명) 정영식(KDB대우증권) 김민석(KGC인삼공사), 양하은(대한항공) 전지희(포스코에너지) 황지나(KDB대우증권) 등 남녀국가대표 선수들이 김용호(인하대) 유기을(경기대), 이소봉(공주대) 이영은(영산대) 등 남녀대학대표 선수들과 뛰었다.
 

▲ 김민석-전지희 조가 혼합복식 금메달을 획득했다. 유일하게 목표를 달성한 종목이었다. 월간탁구DB(ⓒ이효영).

하지만 한국의 성적은 기대 이하였다. 단체전에서 남자는 일본에 8강전에서 패해 메달권에 진입 못했고, 4강에 오른 여자팀은 타이완에 굴욕적인 역전패를 당해 동메달에 머물렀다. 단식에서도 올림픽대표선수들이 중국과 일본의 대학선수들을 넘지 못해 이상수와 양하은이 동메달을 따내는데 그쳤다. 금메달이 유력해보였던 개인복식도 메달권 진입에는 성공했으나 역시 남녀 동메달에 머물렀다. 혼합복식에서 김민석-전지희 조가 따낸 금메달 하나로 만족하기에는 성에 차지 않는 결과였다.

각 종목 금메달후보로 지목됐던 한국 대표선수들은 사실 유니버시아드 이전까지 일본오픈, 코리아오픈 등등 또 다른 대회 일정으로 이미 지칠 대로 지쳐있는 상태였다. 하위랭커들을 상대로 ‘잘해야 본전’이 되는 경기를 거듭하면서 축적된 심리적 부담감은 이미 많은 피로가 쌓여있던 체력적 부담과 더해지며 제 기량을 발휘하는데 장애가 됐다. 주전에서 밀린 대학대표팀 선수들도 무거운 분위기 속에서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 남자복식 동메달을 획득한 정영식-김민석 조. 만족스럽지만은 않은 결말이었다. 월간탁구DB(ⓒ이효영).

국가대표도, 실업대표도, 대학대표도 아닌 채로 애매한 결과를 초래한 2015 광주 하계 유니버시아드는 결국 ‘영광’보다 ‘상처’가 많은 대회가 되고 말았다. 아무리 좋은 취지도 탄탄한 준비가 우선되지 않으면 열매를 맺기 어렵다는 교훈이 어쩌면 ‘안방 유니버시아드’가 남긴 가장 중요한 성과였을 것이다.
 

07. ‘IOC 선수위원’ 도전하는 '영웅' 유승민
      
리우올림픽 기간 중 참가선수들 투표로 최종 당락

2015년에는 IOC 선수위원에 도전하는 유승민 삼성생명 코치도 많은 화제를 모았다. 8월 최초 도전의사 표명, 10월 한국대표 후보 선정, 그리고 12월 IOC의 후보 최종승인까지 하나하나 단계를 밟아나갈 때마다 탁구인들을 들뜨게 했다.

IOC 선수위원은 ‘직전 올림픽이나 당해 올림픽에 참가한 자’만 도전할 수 있다. 그리고 영어나 불어를 구사할 수 있어야 한다. 2000년 시드니부터 2012년 런던까지 4연속 출전해 금은동메달을 하나씩 따낸 유 코치는 유창한 영어구사력까지 겸비해 국내 경쟁자들을 따돌렸으며, 뛰어난 올림픽 전적으로 IOC가 승인하는 최종 후보 24인에 무난히 포함됐다.
 

▲ 유승민 삼성생명 코치가 IOC 선수위원에 도전하고 있다. 월간탁구DB(ⓒ안성호).

올림픽 개최지 선정 등 일반 위원과 동등한 권한을 갖는 IOC 선수위원은 모두 15명으로 구성된다. 각 NOC(국가올림픽위원회) 당 오직 한 명만 선정될 수 있다. 현재 우리나라는 태권도의 문대성이 IOC 선수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데 내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까지가 임기다. 문대성과 함께 러시아의 알렉산더 포포프 등 모두 4명이 임기를 마감한다. 유승민 코치는 문대성 위원의 뒤를 이어 한국 출신 선수위원에 도전하고 있는 것.

문대성 현 위원에 이어 유승민 코치가 새로운 위원으로 선출된다면 한국 스포츠 외교에 큰 힘을 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올림픽에서 아직 큰 비중을 차지하지 못하고 있는 탁구만 놓고 봐도 탁구인들이 환영해 마지않을 일이다. 유승민 코치는 IOC 선수위원 도전의사를 밝힐 당시 “스포츠 변방국에 좀 더 관심을 갖는 선수위원이 되고 싶다. 약소국의 목소리를 대변해 스포츠를 통해 희망을 얻는 역할을 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었다.
 

▲ 아테네올림픽에서 단식 금메달을 목에 걸었던 유승민. 한국 스포츠 전체의 무게를 짊어졌다. 월간탁구DB.

유승민 코치와 함께 경쟁할 후보들은 남녀 각각 12명씩 총 24명. 유 코치와 함께 여자장대높이뛰기 옐레나 이신바예바(러시아), 남자농구 루이스 스콜라(아르헨티나), 여자사격 이춘린(타이완), 남자해머던지기 코지 무로후시(일본) 등등 쟁쟁한 스타들이 경쟁한다. 벨기에의 탁구스타 장 미셸 세이브가 후보에 포함돼 있는 것도 눈에 띈다. 임기 8년의 새 선수위원 4명은 리우 올림픽 기간 각국 선수들의 투표를 통해 폐회식 전에 최종 결정된다.

이젠 탁구를 넘어 한국 스포츠 전체의 무게를 어깨에 짊어졌다. 큰 꿈을 향해 나아가는 ‘유승민의 도전’이 어떤 결말을 맺게 될지 관심과 기대가 모아지는 2016년이다.
 

08. ‘깎신’ 김경아 현역 복귀
      
전성기 못지않은 활약으로 후배들 자극

2012년 ‘ITTF 그랜드파이널스’를 끝으로 은퇴했던 김경아(대한항공)가 현역으로 복귀했다. 지난해 11월 열린 포스코에너지컵 2015 한국실업탁구대회와 12월 종합선수권대회에서 변함없는 위력을 과시했다. ‘깎신’으로 통했던 세계 최고 수비수가 돌아왔다.

26개월 된 아들(박종윤)과 생후 7개월 된 딸(서윤) 등 두 자녀를 둔 엄마이기도 한 김경아는 둘째가 태어난 지 석 달 만인 지난해 9월 현역 복귀를 결심했다고. “대한항공에서 선수로 몸 담았던 10년 간 주로 국제대회에만 출전했지, 팀에 공헌하지는 못한 것이 마음에 걸렸다. 또 선수들을 지도하면서 나도 저 정도는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이유성 단장님과 김무교 감독님을 졸라 현역 복귀를 하게 됐다.”고 밝혔다.
 

▲ 후배들아 긴장해라! ‘깎신’이 돌아왔다!! 월간탁구DB(ⓒ안성호).

여자탁구 사상 최고령 현역으로 기록될 김경아는 2004 아테네올림픽 여자단식 동메달, 2008 베이징올림픽 여자단체 동메달을 수확했으며 국제탁구연맹(ITTF) 월드투어에서 8번이나 우승한 ‘레전드’다. 2010년 9월 세계랭킹 4위까지 올랐었던 김경아는 은퇴 후 국내랭킹이 없어 예선리그부터 경기를 치른 실업대회에서 개인복식 3위까지 오르며 몸을 풀었다. 특히 단체전에서는 1단식 주자로 나와 팀의 단체우승에 징검다리를 놓기도 했다. 이어서 출전한 종합선수권대회에서도 전성기에 버금가는 기량으로 역시 1단식 주자로 팀의 단체 우승을 이끌어 후배들을 단단히 자극했다. “팀에 공헌하겠다”던 스스로의 다짐을 완벽하게 증명해냈다.

현재 한국 탁구계에는 남자부 오상은(KDB대우증권)이 최고참으로 활약하고 있다. 1977년생으로 벌써 ‘불혹’이다. 여자부에서도 그에 버금가는 고참이 후배들을 이끌게 됐다. 오상은이 학교는 빨리 다녔지만 호적상으로는 둘의 나이가 같다. 현역 레전드들이 후배들을 끊임없이 자극하는 실업탁구가 어떤 양상으로 전개될지 각별한 흥미가 모아지고 있다.
 

09. 마영삼 주 덴마크 대사, 탁구레프리 됐다!
      
국제탁구연맹 IR스쿨 최종 통과, “탁구발전 디딤돌 놓을 것!”

한국 탁구계에 레프리가 한 명 더 늘었다. 덴마크 대사로도 유명한 마영삼 국제심판이 2015년 12월 10일부터 13일까지 오스트리아에서 열린 국제탁구연맹 인터내셔널 레프리(International Referee) 스쿨을 통과했다.

레프리는 테이블에서 경기를 진행하는 ‘엄파이어’와는 다르다. 대회의 규칙이나 규정 해석에 관련된 모든 권한을 갖는 직책이다. 선수들은 대회에 참가하는 순간부터 레프리의 관할 아래 놓이게 된다고 보면 된다. 일정 기간 이상의 심판 경력과 등급, 권위를 요하는 대회에서의 실전 진행 경험, 원활한 소통이 가능한 언어능력, 대회를 완벽히 통제할 수 있는 탁구지식 등을 필수로 갖춘 뒤 국제탁구연맹의 수차례 테스트를 거쳐야만 레프리 자격을 획득할 수 있는 것도 그처럼 막중한 권한이 주어지기 때문이다. 한 대회에 오직 한 사람의 레프리만 배치된다.
 

▲ 마영삼 덴마크 대사가 탁구레프리가 됐다. 사진은 지난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경기를 진행하던 모습. 월간탁구DB(ⓒ안성호).

마영삼 신임 레프리는 한국 탁구계에서 탄생한 두 번째 레프리다. 이전까지는 현 대한탁구협회 심판이사를 맡고 있는 이순주 레프리 한 사람 뿐이었다. 이순주 레프리가 자격을 갖춘 2011년 이전에는 국내에서 치러지는 국제대회에서도 외국 레프리를 초빙해야 하는 등 불편을 겪었다. 국내 대회는 ITTF의 제한을 받지 않아도 됐지만 체계적으로 인적자원을 발굴하고 육성하는데 한계가 있었다. 탁구 실력에 관해서는 세계 최강국 중 하나로 인정받으면서도 그 저변과 인프라에서는 빈약한 면모를 드러냄으로써 국제무대에서 자존심이 서지 않는 일이기도 했다. 마영삼 심판의 레프리 자격 획득을 탁구계 전체가 함께 환영해야 하는 이유다.

쑤저우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심판으로 활약하기도 했던 마영삼 레프리는 주 덴마크 한국대사 신분으로 남다른 화제를 모은 주인공이기도 하다. 레프리 자격까지 획득하며 한국 탁구계에 없어서는 안 될 인물이 됐다. 마영삼 신임 레프리는 “(많은 탁구인들이) 격려해주시고 지원해주신 덕분에 통과할 수 있었다. 앞으로 훌륭한 레프리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자격을 따낸 소감을 밝혔다.
 

10. 국민생활체육전국탁구연합회 제11대 유상종 회장 취임
       
당선 직후 ‘화합’ 강조, 산적한 과제로 바빴던 1년

국민생활체육전국탁구연합회가 새로운 회장을 만났다. 2015년 3월 초 임시대의원총회에서 유상종 당시 서울시탁구연합회장이 치열한 경선 끝에 11대 연합회장으로 당선됐다.

유상종 신임 회장은 여수중-대구대성공고-삼양사 등을 거친 엘리트경기인 출신이다. 서울시탁구협회와 중고탁구연맹 상임이사를 역임하기도 했으며, 1993년 전국연합회 출범 당시부터 생활체육 탁구에도 많은 봉사를 해왔던 인물이다. 서울시 구로구연합회장을 거쳐, 국민생활체육서울시탁구연합회 회장을 10년 간 맡아왔다.
 

▲ 유상종 국민생활체육전국탁구연합회장. 바쁜 1년을 보냈다. 월간탁구DB(ⓒ안성호).

유상종 회장은 당선 직후 “모든 사안을 시도지부와 전국연합회가 협의해서 결정하며 일을 처리하겠다. 화합을 바탕으로 발전을 도모하겠다”는 인사를 전했었다. 또한 “연합회가 내부적으로 감정의 골도 깊어졌고 갈등도 존재하는 것이 사실이다. 그 결과 국민생활체육회 산하 단체들 중에서 가장 우수한 단체로 손꼽혔던 탁구연합회의 위상이 많이 추락했다. 하지만 화합을 바탕으로 힘을 모은다면 다시 최고 단체로 성장할 수 있다. 전국의 탁구인들이 모두 즐겁고 행복해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도 힘주어 말했다.

유상종 회장은 전임 회장 잔여임기 10개월과 차기 4년까지 총 4년 10개월의 임기를 수행하는 중이다. 취임 1년 동안 특별히 강조한 ‘화합’과 더불어 지역별로 일치되지 못하고 있는 부수관리, 연합회 행사 위상 제고 등등 급선무들을 해결하기 위해 바쁜 한 해를 보냈다. 연합회의 현재는 2017년 통합을 앞두고 있는 엘리트탁구계와의 관계 정립도 시급한 상황이다.
 

▲ 또 한 번 경선 끝에 회장이 정해졌다. ‘화합’은 여전히 연합회의 최대 과제다. 월간탁구DB(ⓒ안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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