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은행 제69회 전국남녀 종합탁구선수권대회 대단원

에쓰오일이 마지막 공식경기를 치렀다.

단양국민체육센터에서 치러진 제69회 전국남녀 종합탁구선수권대회 마지막 날, 마지막 경기로 치러진 남자단체 결승전이다. 에쓰오일은 실업 최강팀 중 하나인 KDB대우증권과 맞서 선전했으나 1대 3으로 패해 준우승에 그쳤다. 1단식 주자 이진권이 대우의 베테랑 오상은을 이기며 먼저 기세를 올렸으나 이후 세 경기를 내리 내주고 아쉽게 패했다.
 

▲ (단양=안성호 기자) 에쓰오일이 마지막 대회를 준우승으로 마감했다. 첫 단식에서 승리하며 기세를 올렸던 이진권.

지난 2010년 창단해 실업 4강의 한 축을 이뤄왔던 에쓰오일은 지난 11월 말경, 모기업으로부터 해체통보를 받았다. 이후 한국실업탁구연맹을 중심으로 탁구인들이 해체 반대의 뜻을 강하게 전하면서 잠시 새로운 국면을 맞는 듯했으나 현재까지 뚜렷한 변화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예정대로 해체수순을 밟게 된다면 이번 대회가 에쓰오일의 유니폼을 입고 펼치는 마지막 공식대회가 된다.
 

▲ (단양=안성호 기자) 김동현의 경기모습. 김동현은 지은채(대한항공)와 함께 혼합복식 정상에도 올랐다.

에쓰오일의 선수들은 해체를 앞둬 무거울 수밖에 없는 분위기를 딛고 마지막 대회에서 단체 결승까지 오르는 선전을 펼쳤다. 대통령기와 전국체전에 이어 금년에만 세 번의 단체 준우승에 올랐다. 에이스 김동현은 또한 대한항공의 지은채와 짝을 이뤄 혼합복식에서도 정상에 오르는 투혼을 발휘했다. 김동현은 작년 대회에서도 조언래와 함께 남자복식 우승을 차지하기도 했었다. 공식적으로 종합선수권대회에서 에쓰오일은 이진권이 심새롬(대한항공)과 함께 한 64회 대회 혼합복식, 조언래가 역시 심새롬과 함께 뛴 66회 대회 혼합복식, 작년 대회 남자복식, 올해 대회 혼합복식 등 4회의 우승기록을 남겼다.
 

▲ (단양=안성호 기자) 에쓰오일의 이름으로 뛰는 마지막 대회로 기록될까? 유남규-양희석 벤치.

에쓰오일의 유남규 감독은 “선수들이 기죽지 않고 최선을 다했지만 주전 조언래의 발목 부상 등 악재가 겹쳐 안타까웠다. 그래도 끝까지 잘 뛰어준 선수들에게 고맙다.”라고 마지막 대회를 치러낸 소감을 전했다. 팀의 현재 상황과 관련해서는 "해체 통보 당시와 달라진 것은 없다. 언론 보도 이후 탁구인들의 노력도 있고 해서 잠시나마 변화의 끈을 기다려봤지만 종합대회가 마지막이라는 통보를 받았다"고 말해 좋지 못한 상황을 짐작케 했다.

유남규 감독은 "선수들은 일단 3월까지 계약이 되어 있지만 더 이상 대회가 없는데다 훈련 여건 조성 자체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선수들이 최대한 좋은 환경을 찾아갈 수 있도록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려 한다. 기존 선수들도 그렇지만 입단을 예정했던 고등부 선수들은 한 순간에 진로가 막혀버려 해결이 시급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에쓰오일에는 현재 조언래, 이진권, 김동현, 이태현, 이승준 등 다섯 명의 선수가 있다. 강지훈(중원고)과 박신우(대전동산고) 두 명의 유망주가 입단할 예정이었으나 이번 대회에서 결국 함께 뛰지 못했다.
 

▲ (단양=안성호 기자)  마지막 대회를 치른 에쓰오일 선수단. 환한 표정만큼이나 밝은 희망의 불씨가 지펴지길 기대한다.

유남규 감독은 또한 "한 마음으로 에쓰오일을 응원해준 탁구인들께 감사한 마음을 전하고 싶다. 다시는 에쓰오일처럼 불행한 해체가 나오지 않을 수 있도록 탁구계가 합심으로 노력했으면 좋겠다. 국제무대에서 좋은 성적이 필요한 만큼 이번 올림픽에서 반드시 좋은 성적을 거뒀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하기도 했다. 제69회 전국남녀 종합탁구선수권대회는 실업 4강의 한 축으로 활력을 불어넣어왔던 에쓰오일이라는 남자실업팀이 마지막으로 출전한 공식대회다. 유남규 감독의 바람대로 더 이상 이런 사태가 초래되지 않도록 탁구계가 합심으로 노력해야 한다는 교훈도 함께 남았다.
 

▲ (단양=안성호 기자) 대우증권이 작년에 내줬던 정상을 되찾아왔다. 오상은-윤재영 복식조의 경기모습.
▲ (단양=안성호 기자) 단식 결승에서 허망하게 물러났던 정영식이 김동현과의 에이스대결을 극복하며 우승의 수훈갑이 됐다.

한편 에쓰오일을 꺾고 우승한 KDB대우증권은 지난해 결승에서 삼성생명에 내준 우승을 다시 되찾아오는 기쁨을 누렸다. 66회, 67회 대회를 2연패한 뒤 2년 만에 정상탈환을 이뤄냈다. 개인복식에서는 정영식-장우진 조가 우승했지만 우승을 믿어 의심치 않았던 남자단식에서 정영식이 준우승에 그치면서 잠시 처졌던 분위기도 다시 끌어올렸다. KDB대우증권의 남자단체전 우승과 함께 2015년 한국탁구를 결산한 제69회 전국남녀 종합탁구선수권대회도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 (단양=안성호 기자) 남자단체 정상에 오른 KDB대우증권 탁구단.

남자단체 결승전 결과

KDB대우증권 3대 1 에쓰오일
오상은 2(10-12, 11-13, 13-11, 11-5, 7-11)3 이진권
정영식 3(8-11, 11-5, 11-9, 12-10)1 김동현
오상은-윤재영 3(11-9, 11-8, 6-11, 11-5)1 김동현-이진권
장우진 3(11-4, 9-11, 11-7, 11-6)1 이승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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