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OC 이사회 발표 최종 후보 24명에 포함, 벨기에 스타 세이브와도 경쟁

유승민(현 삼성생명 여자탁구단 코치, 33)이 IOC(국제올림픽위원회) 선수위원 후보로 최종 승인됐다. 지난 10일(한국 시간), IOC 이사회가 확정 발표한 최종 후보 명단에 포함됐다. 국내에서의 후보 경합에 이어 IOC 선수위원이 되기 위한 두 번째 관문을 통과한 셈이다.

올림픽 개최지 선정 등 일반 위원과 동등한 권한을 갖는 IOC 선수위원은 모두 15명으로 구성된다. 각 NOC(국가올림픽위원회) 당 오직 한 명만 선정될 수 있다. 현재 우리나라는 태권도의 문대성이 IOC 선수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데 내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까지가 임기다. 문대성과 함께 러시아의 알렉산더 포포프 등 모두 4명이 임기를 마감한다. 유승민 코치는 문대성 위원의 뒤를 이어 한국 출신 선수위원에 도전하고 있는 중이다.
 

▲ 올림픽에서 많은 활약을 했던 유승민 코치의 도전이 가속화되고 있다. IOC선수위원 최종 후보로 승인됐다. 월간탁구DB.

이번에 선정된 후보들은 남녀 각각 12명씩 총 24명이다. 유승민과 함께 여자장대높이뛰기 옐레나 이신바예바(러시아), 남자농구 루이스 스콜라(아르헨티나), 여자사격(이춘 린), 남자해머던지기 코지 무로후시(일본) 등등 쟁쟁한 스타들이 경쟁한다. 임기 8년의 새 선수위원이 될 4명은 내년 리우 올림픽 기간 각국 선수들의 투표를 통해 폐회식 전에 최종 결정된다.

벨기에의 탁구스타 장 미셸 세이브가 후보에 포함돼 있는 것도 눈에 띈다. 세이브는 탁구가 처음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던 1988년 서울올림픽부터 최근인 2012년 런던올림픽까지 7회 연속 올림픽에 참가한 주인공이다. 유승민으로서는 같은 종목의 유럽 출신 스타와 경쟁하는 일이 반갑지만은 않은 일이다. 물론 출전횟수만 빼면 성적상으로는 금은동메달을 하나씩 획득한 유승민 코치가 월등하다.
 

▲ 여전히 일선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벨기에 탁구스타 세이브(오른쪽에서 두 번째)와의 경쟁은 변수가 될 수 있다. 사진은 지난 2003년 세계대회 당시 프랑스 스타 가티엥과의 시범경기 직후 모습. 월간탁구DB.

문대성 현 위원에 이어 유승민 코치가 새로운 위원으로 선출된다면 한국 스포츠 외교에 큰 힘을 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올림픽에서 아직 큰 비중을 차지하지 못하고 있는 탁구만 놓고 봐도 환영할만한 일이다. 유승민 코치는 IOC 선수위원 도전의사를 밝힐 당시 “국제탁구연맹은 가장 많은 나라가 가입해있는 거대조직인데 반해 올림픽에서 탁구는 엔트리가 축소되고 메달도 적다. 탁구선수 출신으로 IOC에서의 탁구 비중을 높이고도 싶다”는 속내를 드러냈었다. 비슷한 관점에서 “스포츠 변방국에 좀 더 관심을 갖는 선수위원이 되고 싶다. 약소국의 목소리를 대변해 스포츠를 통해 희망을 얻는 역할을 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었다.
 

▲ 긴 설명이 필요없는 슈퍼스타 유승민 코치. 아테네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월간탁구DB.

유승민 코치는 긴 설명이 필요 없는 한국 탁구의 슈퍼스타다. 2000년 시드니, 2004년 아테네, 2008년 베이징, 2012년 런던올림픽까지 올림픽만도 통산 네 차례 출전했다. 특히 아테네에서는 ‘숙적’ 왕하오(중국)를 남자단식 결승전에서 꺾고 한국에 16년 만의 탁구 금메달을 선사했던 ‘영웅’이다. 2008년 베이징에서는 단체전 동메달,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도 단체전 은메달에 기여했다. 올림픽뿐만 아니라 아시안게임, 세계선수권대회 등 굵직한 대회에서 화려한 전적을 쌓으며 한국 남자탁구를 이끌어온 주인공이다. 작년 아시안게임에서는 채 은퇴를 발표하기도 전에 남자대표팀 코치로 투입되어 한국의 단체 은메달을 견인하기도 했다.
 

▲ 지도자로서도 활발하게 활약하고 있는 유승민 코치. 지난 한국실업탁구대회 때의 모습이다. 월간탁구DB.

이젠 탁구를 넘어 한국 스포츠 전체의 무게를 어깨에 짊어졌다. 큰 꿈을 향해 나아가는 ‘유승민의 도전’이 어떤 결말을 맺게 될지 관심과 기대가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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