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에너지컵 2015 한국실업탁구대회 여자단식

포스코에너지의 ‘귀화 에이스’ 전지희가 국내 최강자의 지위를 확고히 했다.

경북 영주국민체육센터에서 열리고 있는 포스코에너지컵 2015 한국실업탁구대회, 대회 마지막 날인 12월 1일 치러진 여자단식 결승전에서 숙적 양하은(대한항공)을 꺾고 대회 첫 우승을 차지했다.

대역전승이었다. 전지희는 초반 1, 2게임 때까지 제 플레이를 펼치지 못하고 두 게임을 모두 내줬다. 백 대 백 싸움에서는 밀리지 않았으나 양하은의 적극적인 포어핸드 공격에 당황했다. 3게임부터 대반전이 일어났다. 초반 흐름과는 반대로 전지희가 적극적인 공격태세로 전환했다. 까다로운 왼손 드라이브가 자주 양하은의 대각을 꿰뚫었다. 초반 흐름을 이어가지 못한 양하은은 흐트러진 전열을 정비하지 못하고 그대로 남은 세 게임을 모두 내줬다. 전지희의 3대 2 역전드라마였다(6-11, 9-11, 11-8, 11-9, 11-7).
 

 
▲ (영주=안성호 기자) 전지희가 우승했다. 결승전에서 라이벌 양하은을 꺾었다.

전지희와 양하은은 얼마 전까지 올림픽 단식 출전권을 두고 국제무대에서 치열한 선의의 경쟁을 벌였던 선수들이다. 내내 앞서가던 양하은이 9월 대추격을 벌인 전지희에게 아깝게 역전을 허용했다. 결국 내년 올림픽에서 전지희는 서효원과 함께 단체전과 단식에 모두 출전하며 양하은은 단체전만 나간다. 이번 대회는 국제무대 경쟁 이후 국내에서 처음 벌어진 대회다. 결승전에 나란히 진출하면서 자존심싸움을 벌였고, 전지희가 다시 승리하며 기세를 이어갔다.

경기가 끝난 직후 전지희는 “초반 잘 풀리지 않아 힘들었다. 하은이가 작전을 잘 갖고 나온 것 같다. 3게임 중간 작전타임에서 감독님이 끝까지 포기하지 말자고 말해주셨는데 힘이 됐다. 이길 수 있어서 다행이다. 아직까지도 몸이 좀 떨린다”고 긴장된 소감을 전했다.
 

▲ (영주=안성호 기자) 양하은은 아쉽게 준우승에 그쳤다. 초반 기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라이벌은 서로를 향상시킨다. 게임을 주고받으며 대접전을 펼친 두 선수는 이전에 비해 적극적인 공격작전으로 서로를 상대했다. 연결력에 비해 결정구가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아온 두 선수는 확 달라진 ‘공격탁구’를 선보였다. 전지희는 “하은이와의 시합은 항상 긴장된다. 구질도 좋고 작전도 상대하기 힘들다. 항상 배우겠다는 마음가짐을 갖고 들어간다”고 말하기도 했다. 국내 최강 선수들이 이어가는 경쟁이 내년 올림픽 전망도 서서히 밝게 비추고 있다.

그리고 전지희와 양하은의 경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포스코에너지와 대한항공은 이번 대회 단체전 결승에도 나란히 진출했다. 두 선수는 하필 2단식에서 맞대결을 벌인다. 전지희가 상승세를 이어가게 될지 아니면 양하은이 설욕에 성공할지 또 한 번 관심이 모이고 있다. 두 선수의 에이스 맞대결은 팀의 운명도 좌우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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