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4회 전국체육대회 탁구경기 단체전

  10월 23일 인천에서 막을 내린 제94회 전국체전,  일반부 결승전 매치업은 자못 흥미로웠다. 남자부 1번 정상은(삼성생명, 이하 삼성) vs 김정훈(KGC인삼공사, 이하 인삼공사), 여자부 1번 양하은(대한항공, 이하 항공) vs 최정민(포스코에너지, 이하 포스코), 남자부 2번 이상수(삼성) vs 김민석(인삼공사), 여자부 2번 석하정(항공) vs 전지희(포스코), 남자부 3번(복식) 이상수-서현덕(삼성) vs 김민석-강동훈(인삼공사), 여자부 3번(복식) 박성혜-양하은(항공) vs 전지희-유은총(포스코), 남자부 4번 서현덕(삼성) vs 강동훈(인삼공사), 여자부 4번 이은혜(항공) vs 유은총(포스코), 남자부 5번 김태훈(삼성) vs 김경민(인삼공사), 여자부 5번 박성혜(항공) vs 윤선애(포스코)... 처해 있는 상황이나 이미지, 혹은 팀 내에서의 비중 등이 엇비슷한 상대들이 그야말로 맞대결을 벌이도록 대전이 성사됐다. 네 명의 엔트리로 꾸려야 하는 체전의 특성 상 선택의 여지가 많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결승에 오른 각 팀이 모두 피해가지 않고 정면대결의 오더를 택한 결과였다. 물론 각자 선수들이 지니고 있는 경기력도 거의 백중세여서 승부는 쉽게 점치기 어려운 형국이었다.
 

▲ (인천=안성호 기자) 남자일반부 단체전 금메달 KGC인삼공사.

  결과는? 애초부터 막상막하의 대결구도였던 만큼 경기는 내내 치열하게 전개됐다. 거의 전 경기가 엎치락뒤치락 역전에 재역전을 반복했다. 보는 사람들의 손에 정말이지 땀을 쥐게 한 명승부들이 계속해서 이어졌다. 그리고 그 결과 남자는 KGC인삼공사가 우승했다. 인삼공사는 1번 단식에서 김정훈이 아쉬운 역전패(2-3)를 당했지만 이후 세 경기를 내리 가져가며 완승을 거뒀다. 2번 단식에서 김민석이 이상수와의 에이스 대결에서 3-0 완승을 거두며 확실한 승기를 잡은 것이 컸다. 최근 부상 등으로 조금 부진했던 김민석은 이번 대회를 통해 확실한 ‘부활’을 알렸다. 복식에서도 맹활약, 3-2 승리를 이끌며 결승전 2점을 모두 따낸 김민석의 다음 행보에도 관심이 간다.
   김민석은 먼저 끝난 개인전에서도 금메달리스트였다. 그리고 작년 대회 개인전에서도 우승을 했었다. 이번 대회 2관왕이자 전국체전 개인단식 2연패다. 김민석과 함께 복식에서 활약한 강동훈은 마지막 4번 단식에서 상대 서현덕을 몰아붙여 3-1의 승리를 거두고 김민석과 함께 금메달의 수훈갑이 됐다.
 

▲ (인천=안성호 기자) 여자일반부 단체전 금메달 포스코에너지.

  여자부 경기 역시 남자부와 거의 비슷한 형국으로 전개됐다. 결과 역시 마찬가지로 조금은 밀리는 전력으로 평가됐던 팀이 역전승을 거뒀다. 금메달 팀은 인천을 연고로 하는 포스코에너지였다. 남자부 경기처럼 1번 단식을 아쉽게 2-3으로 내줬지만 이후 세 경기를 모두 따냈다. 둘이서 3점을 합작해낸 주인공들은 전지희와 유은총. 전지희가 2번 단식에서 ‘귀화 선배’ 석하정을 3-2로 꺾으며 기세를 올렸고, 유은총과 힘을 합친 복식에서도 또 한 번의 접전에서 3-2 승리의 디딤돌을 놓았다. 유은총은 이어 나온 4번 단식에서 상대 이은혜에게 3-1 승리를 거뒀다. 접전이었지만 아직은 '신인' 티를 벗지 못한 이은혜를 유은총이 잘 요리했다. 남녀부 모두 5번 단식까지 갔더라면 승부가 뒤집어질 수도 있을 거라는 예상이었지만 그렇게 4번에서 끝났다. 두 경기 모두 복식을 잡은 팀이 이겼는데, 중간 기로에서 치러지는 복식 경기의 중요성도 새삼 일깨워준 승부였던 셈이다.
  개인전 금메달리스트가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따낸 것도 남자부와 같았다. 여자일반부 2관왕의 주인공은 전지희. 전지희가 재작년 체전 개인전에서 우승, 작년 체전 개인전에서 준우승, 그리고 올해 다시 우승 등 징검다리로 체전을 석권하고 있는 것도 눈길을 끈다. 마침내 국가대표로 뛸 수 있게 되는 내년, 인천 아시안게임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전지희의 향후 행보 역시 눈여겨보지 않으면 안 될 것 같다.
 

▲ (인천=안성호 기자) 남녀고등부 단체전 금메달 창원남산고(경남)-단원고(경기).

  어느 때보다도 치열한 승부를 펼친 남녀 일반부 결승전을 끝으로 이번 제94회 전국체육대회 탁구경기도 모두 막을 내렸다. 오전 열 시부터 돌입했던 각부 단체 결승전은 오후 한 시를 훌쩍 넘겨서야 끝을 맺었다. 이미 기록한대로 일반부에서는 남자 KGC인삼공사(전북), 여자 포스코에너지(인천)가 우승했다. 대학부는 경기대와 용인대, 두 경기도 대표팀이 각각 인하대(인천)와 창원대(경남)를 꺾고 금메달을 가져갔다. 경기도는 고등부에서도 남자 중원고와 여자 단원고가 결승에 오른 끝에 금메달과 은메달을 하나씩 추가했다. 여고부에서 단원고가 서울 명지고를 꺾고 금메달, 남고부에서는 중원고가 경남대표 창원남산고에 아깝게 패하고 은메달.
 

▲ (인천=안성호 기자) 남녀대학부 단체전 금메달 경기대(경기)-용인대(경기).

   이로써 5일간 열전을 펼친 이번 대회는 23일 오후 모든 메달의 주인공들을 가리고 대장정의 막을 내렸다. 각 부 메달 성적을 합산한 종합시상에서는 대학부와 고등부 단체전에서만 금 셋, 은 하나를 수확한 경기도가 당연한 듯 이번 체전 종합우승도 차지했다. 전국체전 탁구경기 종합우승 3연패다. 여자일반부 금을 싹쓸이한 포스코에너지의 활약에 힘입은 홈그라운드의 인천이 뒤를 이어 종합2위, 그리고 경상북도가 종합3위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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