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랭킹으로 선발, 8, 9월 월드투어 ‘일희일비’ 불가피!

말 그대로 ‘무한경쟁’이다. 내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리는 올림픽에 나가기 위한 선수들의 대결이 본격적으로 무르익기 시작했다.

대한탁구협회(회장 조양호)는 지난 달 말일 홈페이지를 통해 내년 리우올림픽 출전선수를 금년 10월 국제탁구연맹(ITTF) 세계랭킹 상위 3명으로 뽑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그에 따라 현재 랭킹으로 출전 가시권에 있거나 추격권에 놓여있는 선수들에게 10월 이전인 8, 9월에 열리는 국제대회가 어느 때보다도 중요한 형국이 됐다.
 

▲ ‘리우행 티켓’ 경쟁이 시작됐다. 지난달 코리아오픈 우승으로 16위까지 뛰어오른 정영식. 월간탁구DB(ⓒ안성호).

8월과 9월 두 달 사이에는 국제탁구연맹 월드투어도 어느 때보다 많이 집중돼 있다. 금년 마지막 슈퍼시리즈인 중국오픈(8.5~9)이 이미 끝났고, 불가리아오픈(8.19~23, 챌린지), 체코오픈(8.26~30, 메이저), 오스트리아오픈(9.2~6, 메이저), 벨기에오픈(9.8~12, 챌린지), 아르헨티나오픈(9.16~20, 챌린지), 칠레오픈(9.23~27, 챌린지)까지 무려 일곱 개의 대회가 줄줄이 치러진다.

국제탁구연맹이 최근 발표한 8월 세계랭킹을 기준으로 할 때 리우올림픽 출전 가시권에 있는 선수들은 현재 남자 주세혁(삼성생명, 13위, 2559) 정영식(KDB대우증권, 16위, 2520) 이상수(삼성생명, 22위, 2405), 여자 서효원(렛츠런, 11위, 2824), 양하은(대한항공, 14위, 2749), 전지희(포스코에너지, 21위, 2693)다. 금년 들어 국내 라이벌들을 제치고 꾸준히 상위권을 유지해온 이 선수들은 일찌감치 올림픽에 초점을 맞추고 컨디션을 점검해왔다.

하지만 현재 랭킹만으로는 올림픽 출전을 장담할 수 없다는 것이 문제다. 남자부는 네 번째와 다섯 번째에 위치해있는 김민석(KGC인삼공사, 32위, 2290)과 김동현(S-OIL, 41위, 2260) 등이 산술적으로 아직 역전이 가능한 위치에 있다. 3위 이상수와 4위 김민석의 랭킹 포인트 차는 110점대다. 이어지는 오픈대회 성적으로 순위가 요동칠 수 있다.

여자부의 경우도 37위에 랭크돼있는 ‘신성’ 최효주(삼성생명, 2597)가 무서운 기세로 추격전을 벌이고 있다. 7월까지도 3위 전지희와 160점이 넘는 차이가 났던 최효주는 지난달 코리아오픈에서 선전하면서 포인트 차이를 100점 이내로 대폭 줄였다. 특히 여자부는 상위권 3명간의 포인트 차이도 크지 않아 최종적으로 리우행을 확정지을 선수가 누가 될지 아직은 쉽게 단정할 수 없는 상황이다.

그에 따라 리우행을 꿈꾸는 선수들은 8월과 9월에 치러지는 오픈대회에 대부분 출전해 랭킹 끌어올리기 작전에 나서고 있다. 남자의 경우 치열한 경쟁관계에 놓여있는 이상수, 김민석, 김동현, 조언래(S-OIL) 등이 중국오픈부터 벨기에오픈까지 엔트리가 마감된 모든 대회에 출전할 예정이다. 여자부 역시 마음을 놓을 수 없는 양하은, 전지희와 ‘무서운 추격자’ 최효주가 이 달 월드투어에 빠짐없이 도전한다. 서효원의 경우는 상대적으로 포인트가 적은 불가리아오픈을 뺀 나머지 대회에 모두 나간다. 선수들은 아직 엔트리 접수 중인 아르헨티나오픈과 칠레오픈 역시 포인트 상황에 따라 도전 여부를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
 

▲ 안정권? 여자탁구 에이스 양하은은 서효원의 뒤를 이어 ‘국내’ 2위에 자리하고 있다. 월간탁구DB(ⓒ안성호).

국제탁구연맹 월드투어 출전은 ‘양날의 검’일 수 있다. 좋은 성적을 내면 다행이지만 자칫 하위랭커에게 패해 초반에 탈락할 경우는 오히려 랭킹관리에 어려움을 겪게 된다. 그러나 경쟁자들이 출전하는데 손 놓고 바라만 볼 수도 없다. 각 진출단계에 따라 주어지는 보너스 포인트도 적지 않은 변수다. 슈퍼시리즈를 예로 들면 보너스 포인트는 최고 54점부터 최저 6점까지 차등 부여된다. 보너스 점수만으로도 최대 48점의 차이가 좁혀질 수 있다. 랭킹은 여기에 각각의 경기결과에 따라 주어지는 레이팅포인트를 더해 산출된다. 대회가 끝날 때마다 각 선수들의 희비는 자주 엇갈리게 될 것이다. 과연 두 달간의 치열한 레이스를 끝낸 뒤 10월 발표될 랭킹표를 웃으며 받아들 주인공들은 누구일까? 탁구팬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출발 총성은 이미 울렸다. 지난 주 끝난 중국오픈은 향후 두 달간의 월드투어 레이스에서 가장 많은 포인트가 걸려있는 슈퍼시리즈였다. 한국 선수들 중에서는 양하은이 여자단식 8강, 정영식이 남자단식 16강에 오른 것이 최고 성적이었다. 이번에 발표된 8월 세계랭킹은 아직 중국오픈 결과가 반영되지 않은 순위다. 현재 국내로 돌아와 대통령기 시도대회에 출전하고 있는 선수들이 경기도 경기지만 다음 월드투어 일정을 놓고 분주히 주판알을 튕길 수밖에 없는 이유다.

한편 국제탁구연맹이 10일 발표한 세계랭킹에서는 쑤저우 세계선수권 남녀챔피언인 마롱과 딩닝이 여전히 세계 최고 자리를 지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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