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토토배 2013 한일실업탁구정기전

   이은혜(대한항공)가 2013 한일실업탁구정기전 여자단식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7월 13, 14일 이틀 동안 전남 여수 돌산체육관에서 치러진 이번 대회에서 이은혜는 아베 메구미(일본, 산리츠), 조하라(삼성생명), 박차라(안산시청)를 차례로 물리치고 결승에 오른 뒤 하사마 노조미(일본, 주로끄 긴코)와 벌인 마지막 승부에서도 3대 1(10,-2,5,8)의 승리를 거두고 정상에 올랐다.
 

▲ (여수=안성호 기자) 이은혜가 여자단식 우승을 차지했다. 이 멋진 폼!

  한일실업탁구정기전은 양국의 실업선발 선수들이 2년에 한 번씩 양국을 오가며 단체전과 개인전으로 승부를 겨루고 우정을 나누는 친선교류전이다. 인적교류를 바탕으로 한 친선도모는 물론 양국 탁구계의 중심축이라 할 수 있는 실업선수들의 동반 기량향상을 주된 취지로 한다. 세계를 지배하는 중국 탁구의 영향력이 갈수록 확대되고 있는 시대에 '도전자' 입장인 한국과 일본 양국이 힘을 모으는 이 교류전의 비중도 점차 늘어나는 중이다.
 

▲ (여수=안성호 기자) 여자단식 준우승자 일본의 하사마 노조미.

  한국남자 강동훈(KGC인삼공사), 김동현(S-OIL), 서정화(KDB대우증권), 여자 유은총(포스코에너지), 조하라(삼성생명), 송마음(KDB대우증권), 일본남자 타카키와 타쿠, 오야 히데토시(이상 도쿄아트), 여자 오노시호(히타치카세이), 후지 유코(니혼세이메이) 등등 양국이 실업탁구 정상을 다투는 대표급 선수들로 이번 대회 출전선수단을 꾸린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이다. 한국 박주봉 단장과 일본 미우라 마사히데 단장이 개회식 때 전한 인사에서 “두 나라 선수들이 서로 협력하여 중국 탁구에 도전할 수 있는 발판을 빠르게 만들었으면 좋겠다”고 입을 모은 것도 마찬가지 이유.
 

▲ (여수=안성호 기자) 이 대회는 두 나라 탁구의 동반 상승을 도모하는 친선전이다. 선물을 교환하는 선수들.

   그 때문인지 현장에서 지켜본 한일정기전은 역사적인 바탕에서 생기는 양국의 미묘한 감정 같은 것은 거의 찾아볼 수 없이 훈훈한 나눔의 분위기가 강한 말 그대로의 ‘친선전’이었다. 모처럼 타이틀의 부담 없이 경기를 즐기는 선수들의 모습도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승부는 승부. 막상 경기에 들어가서는 서로간의 자존심을 지키기 위한 치열한 경쟁이 펼쳐진 것도 사실이었다. 아무리 친선전이라고는 하지만 양국의 대표급 선수들이 격돌한 무대에서 차지한 우승의 의미도 그러므로 결코 작다고 할 수 없을 것이다.
 

▲ (여수=안성호 기자) 이은혜는 기간 중 팬으로부터 선물도 받았다. 유은총과 함께 선물자랑! 그리고 조하라 이예람의 미모자랑(?)!

  이은혜는 내몽골 태생으로 중국 소수민족 출신이지만 오랫동안 몽골에서 선교활동을 펼쳤던 양영자 현 후보선수단 감독의 수제자로 알려져 있는 선수. 일찌감치 한국으로 귀화해 여고부 최강 단원고의 일원으로 뛰다가 올해 대한항공에 입단한 실업 1년차 신인이다. 얼마 전 아산에서 열렸던 실업챔피언전에서는 첫 출전임에도 당당 단식 8강까지 올랐던 복병 중의 복병이기도 하다. 결국 실업진출 1년도 되지 않아 의미 있는 ‘사고’를 친 셈이다. 특히 이번 대회에서는 기간 중에 팬으로부터 ‘예쁜’ 인형을 선물 받고 함박웃음을 터뜨리기도 했는데 우승까지 했으니 ‘기쁨 두 배’였다. 과감하고 정확한 백드라이브를 구사하는 이 선수가 어떻게 성장해갈지 눈여겨 지켜봐야 할 것 같다.
 

▲ (여수=안성호 기자) 남자부에서는 타카키와 타쿠가 예상대로 정상에 올랐다.

  남자부에서는 한국의 김동현이 결승에서 일본의 타카키와 타쿠를 만나 선전했지만 1대 3(-8,-9,6,-10)으로 패하고 준우승에 그쳤다. 이번 대회 출전선수 중 가장 높은 세계랭킹(43위)을 기록하고 있었던 타카키와는 애초부터 강력한 우승후보였다. 금년 코리아오픈 4강에도 올랐었고, 파리 세계선수권대회에도 일본 대표로 출전했던 선수다. 한국의 차세대 주전감으로 꼽혀온 김동현이 패기 있게 도전했지만 끝내 벽을 넘지는 못했다. 비록 승리를 하지는 못했으나 여자 우승자 이은혜와 더불어 조만간 한국 탁구의 기둥으로 떠올라야 하는 선수들이 선전을 펼친 것은 나름 괜찮은 성과로 평가해도 될 것 같다.
 

▲ (여수=안성호 기자) 김동현은 잘 싸웠으나 아깝게 준우승에 그쳤다.

  한편 첫날인 13일 치러진 단체전에서는 한국이 남자 3승 1무, 여자 1승 2무 1패로 근소한 우위를 보였다. 단체전은 양국이 한 팀에 네 명씩 남녀 각 두 조(A, B팀)를 편성해 4단식으로 남녀 각 두 경기씩을 치렀다(A대A, A대B). 친선전임을 감안, 무승부가 나올 수도 있도록 한 방식이었는데 여자부는 결국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특히 여자단체전에서는 기업팀 선수들이 부진한 사이 이예람(단양군청), 박차라(안산시청), 장정민(수원시청) 등 시/군청팀 선수들이 큰 활약을 보이며 한국을 패전 위기에서 구해낸 것도 특기할만한 일이었다. 가까운 시일 내에 아시안게임을 대비한 상비군선발전이 열릴 예정인데 눈에 띄게 기량을 끌어올리고 있는 시/군청 선수들의 도전도 주목해봐야 할 듯하다.
 

▲ (여수=안성호 기자) 단체전에서는 시/군청 선수들의 활약이 눈에 띄었다. 사진은 이예람과 함께 2전 전승을 거둔 박차라.

  이틀간의 경기일정은 양국 어느쪽이 더 낫다고 하기 힘들 만큼 나란히 좋은 성적을 거두고 막을 내렸다. 일본 선수들은 다음 날 부산 등에서 하루 일정으로 관광을 즐긴 다음 자국으로 돌아갈 예정이라고. 다음 정기전은 후년에 일본에서 열릴 예정이다. 이왕에 지속되고 있는 양국의 교류전이 좀 더 활성화되어 취지에 걸맞는 결과가 나오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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