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회 부산 아시아탁구선수권대회

  세계선수권대회 결승에는 아무나 오르는 게 아니었다. 최강의 경기력을 지닌 중국의 두 선수가 무섭게 압박해 왔지만 흔들리지 않고 이겨냈다. 이상수(삼성생명, 세계62위)의 드라이브는 어느 때보다도 날카롭고 묵직했으며, 박영숙(KRA한국마사회, 세계78위)의 직선 백 푸시는 여지없이 상대의 빈 공간을 파고들었다. 마지막 게임까지 가는 대접전이 펼쳐졌으나 승리의 여신은 우리 선수들에게 미소를 지어보였다.

▲ (부산=안성호 기자) 이상수-박영숙 조가 혼합복식 결승에 진출했다.

  5일, 부산 사직체육관에서 계속된 제21회 아시아탁구선수권대회 혼합복식 준결승전에서 한국의 이상수-박영숙 조가 중국의 얀안(세계12위)-주율링(세계5위) 조를 누르고 결승까지 진군했다.

  쫓고 쫓기는 난타전이었다. 한국이 한 게임을 앞서가면 중국이 다음 게임을 따내며 추격해왔다. 결국 마지막 게임에서 승부가 갈렸다. 남자선수의 서브를 상대 여자선수가 받아내는 시스템의 게임을 서로가 지킨 상태로 맞은 마지막 게임. 한국은 이상수가 공격을 주도할 수 있는 초반에 5대 2까지 달아난 게 승리의 원동력이 됐다. 코트를 바꾼 뒤 얀안이 힘을 냈지만 박영숙이 물러서지 않고 맞받아쳤다. 한국의 ‘닥공남매’는 결국 상대를 7점에서 묶고 최종 승리의 마침표를 찍었다. 4대 3 (11-5, 7-11, 11-7, 11-13, 11-8, 10-12, 11-7)

▲ (부산=안성호 기자) ‘중국’이란 이름에 주눅들지 않는다. 최강의 ‘닥공남매’

  사실상의 결승전으로 지목된 경기였다. 세계랭킹만 보더라도 얀안-주율링 조는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였다. 하지만 파리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은메달을 따내며 자신감을 충전했던 이상수-박영숙 조는 거침이 없었다. 파리에서 중국의 왕리친-라오징웬 조를 넘었었던 이-박 조는 다시 한번 ‘만리장성’에 균열을 냈다. ‘중국’이란 이름에 주눅 들지 않았다.

  이상수-박영숙 조는 경기 뒤 인터뷰에서 “목표인 우승을 달성하는데 가장 큰 고비라는 생각 때문에 초반에 긴장을 많이 한 게 힘들게 시합을 풀어간 이유가 됐다. 마지막 게임에서 대화를 많이 하면서 서로 잘 받쳐줘서 이길 수 있었다”고 밝혔다.

▲ (부산=안성호 기자) 여기까지 왔는데 반드시 우승하겠습니다!

  이제 우승 직전까지 다다랐다. 결승전 상대는 일본의 니와 코키(세계19위)-히라노 사야카(세계32위) 조. 일본 조도 준결승전에서 중국의 판젠동-첸멍 조를 이기고 상승세를 타고 있다. 신예들로 구성된 조합이었지만 중국은 중국이다. 한-일전으로 치러지게 된 혼합복식 결승전은 5일 오후 여섯 시로 예정돼 있다. 역시 치열한 접전이 되겠지만 강력한 우승후보들을 차례로 제압하고 결승까지 진군한 우리 선수들의 선전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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