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회 부산 아시아탁구선수권대회

  대한민국 국가대표 탁구팀에는 두 명의 연습벌레가 있다. 이상수(삼성생명, 세계62위)와 정영식(KDB대우증권, 세계53위)이다. 정영식은 몸이 이겨내지 못할 만큼 지독한 연습을 하다가 쓰러져서 병원 신세를 진 적이 있다. 이상수는 세계대회에서 은메달을 딴 직후 한국에 가면 뭘 하고 싶냐는 질문에 “빨리 돌아가서 연습하고 싶다”고 말했을 정도다. 그렇다고 다른 선수들이 열심히 하지 않는다는 게 아니다. 단지 두 선수가 지나치다 싶을 만큼 열심히 한다는 것. 뇌의 99%가 탁구로 가득 차있는 선수들이다.

  바로 그 두 선수가 한 조로 힘을 합쳐 개인복식을 뛰고 있다. 이미 지난 파리 세계탁구선수권대회에도 함께 출전했었다. 당시에는 한국팀 동료들인 서현덕(삼성생명)-김민석(KGC인삼공사) 조에 8강 진출을 양보했었지만 이번에는 다르다. 김민석이 대표에 선발되지 못하면서 서현덕은 신예 김동현(S-OIL)으로 파트너가 바뀌었다. 팬들의 관심은 자연히 특유의 성실함으로 무장한 이상수-정영식 조에 쏠리고 있다. 바로 부산 사직체육관에서 열리고 있는 제21회 부산 아시아탁구선수권대회 남자복식 얘기다.
 

▲ (부산=안성호 기자) 이상수-정영식 조가 남자복식 16강에 진출했다.

  4일, 계속된 대회 남자복식 32강전에서 이상수-정영식 조가 타이완의 츄앙츠위엔-순차이홍 조를 꺾고 16강에 올랐다. 타이완은 지난 파리 세계대회에서 중국을 꺾고 남자복식을 우승했었던 강호. 당시 우승멤버였던 츄앙츠위엔(세계6위)이 파트너를 바꿔 신예와 함께 출전했지만 한국으로선 경계를 하지 않을 수 없는 상대였다. 하지만 이상수와 정영식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화끈한 투지를 선보이며 압승을 거뒀다. 3대 0(11-5, 11-4, 11-7)!

  이상수-정영식 조의 다음 상대는 첸츠유-팡슈지에 조. 탁구강국 싱가포르의 복병들이지만 상승세를 타기 시작한 이-정 조의 무난한 승리가 예상된다. 이 경기를 이기면 5일 세 시경에 치러질 8강전에서 강력한 우승후보인 중국의 마롱-쉬신 조를 만날 것이 유력하다. 태릉에서 입에 단내 나도록 했던 연습이 부산 사직체육관에서 알찬 열매로 익어가고 있다.

  한편 남자복식과 함께 본격적으로 시작된 개인전에서 한국 선수들이 초반 순항을 하고 있다. 남자복식에 앞서 치러진 여자단식 64강전에서 서효원(KRA한국마사회), 송마음(KDB대우증권), 조하라(삼성생명) 등이 모두 하위권 선수들의 도전을 뿌리치고 32강에 올랐다. 이상수-정영식 조에 이어 출전할 예정이던 서현덕-김동현 조는 약체인 바티-야신(파키스탄) 조의 경기 포기로 16강에 동반 진출했다.

▶ 여자단식 64강전
서효원 4-0 (11-1, 11-1, 11-2, 11-4) vs 쿽쳉아이(마카오)
송마음 4-0 (11-4, 11-2, 11-5, 11-7) vs 치트라카 마니타(네팔)
조하라 4-1 (11-8, 11-9, 9-11, 11-4, 11-4) vs 아가왈 네하(인도)

▶남자복식 32강전
이상수-정영식 3-0 (11-5, 11-4, 11-7) vs 츄앙츠위엔-순차이훙(타이완)
서현덕-김동현 기권승 (walk over) vs 바티-야신(파키스탄)

 

관련기사

저작권자 © 더 핑퐁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