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수-박영숙, 위기의 한국탁구를 구하라!

  서현덕(삼성생명)-석하정(대한항공) 조가 충격패를 당했다.

 3일, 부산사직체육관에서 계속된 제21회 아시아탁구선수권대회 개인전 첫날 혼합복식 32강전에서 한국의 서현덕-석하정 조가 우즈베키스탄의 복병 켄자예프 조키드(세계570위)-올가 킴(세계524위) 조에 2대 3으로 무너졌다.

  믿기지 않는 패배였다. 한국 선수들은 상대에 대한 준비가 전혀 되어 있지 않았다. 우즈벡 선수들은 비록 세계랭킹이 500위권대에 불과했지만 왼손 공격수와 수비수라는 낯선 조합으로 나선 까다로운 상대였다. 서현덕(세계71위)과 석하정(세계18위)은 평소에도 수비수의 구질에 고전하는 스타일이었지만 랭킹의 우위만 믿고 방심한 게 끝까지 화근이 되고 말았다.

▲ (부산=안성호 기자) 서현덕-석하정 조가 믿기지 않는 패배를 당했다.

  처음부터 끌려 다니며 제대로 리드를 잡지 못했다. 커트에 대한 반구가 떠오를 때마다 상대의 날카로운 공격이 한국의 코트를 파고들었다. 첫 두 게임을 내준 뒤 두 게임을 따라잡았지만 이긴 게임도 초반에는 끌려가다 겨우 뒤집었을 만큼 우즈벡 선수들이 완벽하게 경기를 지배했다. 예상치 못한 흐름에 흔들린 한국 조는 결국 마지막 5게임에서도 페이스를 찾지 못한 채 단 6점만을 따내는데 그쳤다(9-11, 9-11, 11-8, 11-6, 6-11).

  서현덕-석하정 조에 이어 출전한 이상수(삼성생명)-박영숙(KRA한국마사회) 조는 타이완의 순차이훙-뤼싱인 조를 3대 1로 물리치고 16강에 올랐다. 지난 파리 세계탁구선수권대회 은메달 조인 이상수-박영숙 조는 파리에서의 모습 그대로 완벽한 호흡을 보이며 위력시범을 보였다(11-6, 10-12, 11-6, 11-7).

▲ (부산=안성호 기자) 이상수-박영숙 조가 잠시 후에 일본의 강호들을 상대한다.

  개인전 첫날 첫 경기부터 어이없는 패배를 당한 한국 대표팀으로서는 이상수-박영숙 조의 선전에 더욱 큰 기대를 걸지 않으면 안 되는 형국이 됐다. 그러나 이상수(세계62위)-박영숙(세계78위) 조의 다음 상대는 일본의 마츠다이라 켄타(세계28위)-이시카와 카즈미(세계9위) 조로 쉽게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강적. 랭킹만 보면 오히려 한국이 열세다. 혼합복식 16강전은 잠시 후부터 시작된다. 이상수-박영숙 조가 과연 지난 세계선수권대회 때의 환호를 재현하고 위기에 처한 한국 탁구를 구해낼 수 있을까? 부산 사직체육관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저작권자 © 더 핑퐁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