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한국에서의 반란 재현하려던 홍콩 꿈 접어

  중국이 제21회 부산 아시아탁구선수권대회 여자단체전 우승을 차지했다.

  개막 이전부터 강력한 우승후보로 지목돼온 세계 최강팀 중국은 2일 저녁 부산 사직체육관에서 속개된 여자단체 결승전에서 홍콩의 상승세를 간단히 제압했다.

  첫 단식부터 승부는 명확하게 갈렸다. 현 세계랭킹 1위 딩닝은 상대 에이스 리호칭(세계33위)을 맞아 일방적 경기를 펼쳤다. 강력한 왼손 드라이브는 명불허전이었다. 한국과의 8강전과 싱가포르를 넘은 4강전에서 맹활약을 펼치며 이번 대회 홍콩의 돌풍을 이끌었던 리호칭이지만 딩닝의 전천후 플레이 앞에서는 힘을 쓰지 못했다. 딩닝의 3대 0 완승.

  2번 단식에는 세계랭킹 2위로 지난 파리 세계선수권대회에서도 단식 준우승에 올랐었던 류스원이 홍콩의 장후아준을 꺾었다. 남성적인 파워 탁구를 구사하는 장후아준은 테이블에 붙어서 코스를 갈라주는 류스원의 스피드를 이겨내지 못했다. 역시 한 게임도 내주지 않고 류스원이 완승했다.

  마지막 3번 단식은 양국의 신예들이 맞붙었다. 세계랭킹이 벌써 5위까지 올랐지만 국제무대에 선보인지 오래 되지 않은 중국의 주위링과 비슷한 상황인 홍콩의 구안멩유안(세계142위)이 그 주인공. 그러나 같은 신예라 해도 랭킹이 말해주듯 수준 차이가 너무 컸다. 여유 있는 게임운영을 펼친 주위링이 역시 3대 0의 완승을 거뒀다.

  결승전이라는 사실을 잊을 만큼 마지막 단식까지 완벽하게 경기를 지배한 중국은 결국 단 한 게임도 내주지 않고 승부를 끝내버렸다. 만리장성의 위력을 제대로 실감할 수 있는 경기였다.
 

▲ (부산=안성호 기자) 4연패를 달성한 중국, 클래스가 달랐다. 에이스 딩닝의 경기모습이다.

  이로써 중국은 지난 2007년부터 이어오던 단체전 연속 우승 기록을 ‘4’로 늘렸다. 재미있는 것은 1994년 대회부터 2003년 대회까지 5연패를 이어가던 중국의 연속 우승 기록을 2005년 대회에서 중간에 한 번 가로막았던 나라가 이번 대회 결승 상대 홍콩이었다는 것. 그 무대도 다름 아닌 한국의 제주였었다. 한국에서 펼쳐지는 아시아선수권대회에 유달리 강한 면모를 보인 홍콩은 이번에도 반란을 꿈꿨으나 확연한 실력차이까지 어쩌지는 못했다.

  한편 이번 대회에서 한국 여자팀은 8강전에서 홍콩에 패해 5-8위전으로 밀린 뒤 말레이시아와 타이완을 꺾고 5위를 기록했다. 부진한 경기력으로 우려를 샀지만 차기 대회 시드를 위한 차선은 지킨 셈이다. 남자팀은 여자부 결승전에 앞서 치러진 남자부 준결승전에서 중국에 아깝게 패해 3위에 머물렀다. 졌지만 중국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던 명승부였다. 남자단체 결승전은 3일 오후 여섯시 중국과 일본의 대결로 치러진다.
 

▲ (부산=안성호 기자) 여자단체전 시상식 장면. 한국 선수들이 서지 못한 시상대가 허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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