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TF 세계랭킹 대폭 상승 24위, 올림픽 개인전도 노린다

전지희의 상승세가 눈에 띈다.

중국 출신 귀화선수로 국내실업팀 포스코에너지에 몸담고 있는 전지희는 지난달 개최된 ITTF 월드투어(메이저시리즈) 스페인오픈 여자단식 결승전에서 히라노 사야카(일본)를 4대 1(11-5, 11-9, 3-11, 11-9, 11-5)로 이기고 우승했다. 히라노 사야카는 자국의 이시카와 카스미, 후쿠하라 아이에 이어 대회 3번 시드를 받은 강자였다. 게다가 4강에서 후쿠하라 아이를 이기며 상승세를 타고 있었다. 만만찮은 상대의 기세를 누르고 달성한 전지희의 우승은 그 자체만으로도 의미를 부여할 만했다.
 

▲ 전지희의 세계랭킹이 큰 폭으로 상승했다. 월간탁구DB(ⓒ안성호).

전지희에게 스페인오픈 우승은 개인 통산 두 번째 월드투어 우승이었다. 지난 2011년 모로코오픈 우승 이후 4년여 만이다. 한국 탁구는 전지희의 우승으로 2013년 서효원(렛츠런)의 마지막 우승(폴란드오픈) 이후, 1년 4개월여 동안 이어진 무관(無冠)의 기록을 멈출 수 있었다. 그토록 소중한 우승을 바탕으로 전지희는 ITTF 4월 세계랭킹에서 큰 폭의 상승을 기록했는데, 전달 33위에서 9계단이나 상승하며 세계 24위(2625점)까지 올랐다.

현재 전지희는 우리나라에서 서효원(11위, 2795점), 양하은(21위, 2655점)에 이어 세계랭킹 순위 3위에 올라있는 선수다. 최근의 선전을 통해 2위 양하은(대한항공)과의 랭킹포인트 격차를 불과 30점차로 줄였다. 전지희는 귀화선수 출전 제한규정에 묶여 4월말에 개최되는 쑤저우 세계탁구선수권대회에는 참가할 수 없다. 당분간 자력으로 양하은을 넘는 것은 불가능한 상황이다. 세계대회 전까지는 오픈대회도 열리지 않는다.

그러나 세계랭킹 관리에 있어서 늘 기복 없는 모습을 보여 왔던 전지희의 최근 흐름은 가벼이 넘길 일이 아니다. 전지희는 2011년 8월 33위에 오르며 처음 세계 30위권대에 진입한 이후 지금까지 큰 변동 없이 20~30위권을 꾸준히 유지해왔다. 전지희의 역대 최고 랭킹은 지난해 3월 기록했던 세계18위다. 세계선수권대회 이후 다시 전개될 투어 레이스에서 역대 최고 랭킹 이상을 기록할 수 있을지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세계선수권대회에는 월드투어와는 비교할 수 없는 랭킹 포인트가 주어진다. 그러나 하위랭커에게 패할 경우는 그만큼의 손해도 감수하지 않으면 안 된다. 올림픽 단식 출전을 노리고 있는 서효원이나 양하은이 절대 방심해서는 안 되는 이유다. 진짜 경쟁은 전지희의 가세와 함께 세계대회 이후부터 시작될 것이다.
 

▲ 일본의 ‘천재’ 이토 미마는 만14세의 나이에 벌써 10위권 대에 진입했다. 월간탁구DB(ⓒ안성호).

한편 지난 5일 발표된 4월 ITTF 세계랭킹 여자부 순위에서는 우리나라의 전지희 말고도 일본의 ‘천재’ 이토 미마의 급상승이 두드러졌다. 전달 38위에서 무려 23계단이나 상승해 15위에 자리했다. 이토 미마는 지난달 독일오픈에서 우승하며 역대 월드투어 단식 최연소 우승기록(14세 252일)을 갈아치웠다. 종전까지 궈위에(중국)가 갖고 있던 15세 66일(2003년 일본오픈)의 최연소 우승기록을 180일가량이나 앞당겼다. 독일오픈은 가장 높은 레벨의 슈퍼시리즈였던 만큼 세계랭킹에 커다란 영향을 끼쳤다. 이제 겨우 만 14세에 불과한 이토 미마는 벌써 세계10위권대의 선수로 성장했다. 독일오픈에서 많은 이변을 연출하며 결승까지 진출했던 페트리싸 솔야(독일)의 랭킹 역시 큰 폭으로 뛰어올랐다. 지난달에 비해 23계단이 상승하며 22위에 랭크됐다.

이토 미마의 랭킹은 일본 내에서 이시카와 카스미, 후쿠하라 아이, 히라노 사야카에 이어 네 번째에 해당한다. 한 계단 위인 히라노 사야카와는 33점밖에 포인트 차가 나지 않는다. 어쩌면 이토 미마는 올림픽에서도 자국 최연소 출전기록을 갈아치울지 모른다.

한편 4월 5일 발표된 ITTF 세계랭킹 상위권은 여전히 중국 선수들이 독식하고 있다. 남자 1위부터 4위까지를 휩쓸었고, 여자는 TOP10 중 여섯 명이 중국 선수들이다. 1위는 남자 마롱과 여자 딩닝이 지키고 있다. 한국남자는 소폭 하락한 가운데 주세혁(삼성생명, 17위), 정영식(KDB대우증권, 24위), 김민석(KGC인삼공사, 33위), 조언래(S-OIL, 34위) 등이 30위권 안에서 경쟁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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