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亞탁 D-6

1&2

아시아탁구선수권 제1회 대회는 중국 베이징에서 1972년에 열렸습니다. 이후 2년 주기로 매 짝수 해에 개최돼 오다가 아시아에서 굵직한 행사가 많이 열렸던 2002년 대회를 건너 2003년에 16회 대회가 열리면서 2년마다 홀수 해에 개최하는 것으로 변경됐죠. 지난 2011년에 레바논에서 열렸어야 했던 20회 대회는 인근 국가 시리아의 유혈사태로 무기한 연기됐지만 바로 다음해인 2012년 2월 마카오에서 대회를 치러내면서 회차와 2년의 주기가 유지됐습니다. 이번 대회는 기간을 따지면 전 대회로부터 1년 남짓 만에 열리고 있지만 실은 2011년으로부터 2년 주기를 이어가고 있다고 보면 됩니다.

▲ 베이징에서 열린 첫 번째 아시아탁구선수권대회 장면


2&15

이번 대회는 한국에서 치러지는 두 번째 아시아탁구선수권대회입니다. 아시아 탁구강국으로 위상을 떨쳐온 우리나라지만 아시아선수권 개최는 지난 2005년 제주에 유치했던 제17회 대회가 유일했어요. 그리고 이번 대회는 한국이 참가하는 열다섯 번째 아시아탁구선수권대회이기도 합니다. 우리나라는 이전까지 아시아탁구를 총괄했던 아시아탁구연맹(ATTF) 주도 국가였으나 아시아탁구연합(ATTU)이라는 새로운 단체가 창립되면서 한 동안 아시아 지역대회에 참가하지 못하는 공백기를 겪었었죠. 1회부터 6회까지 한국탁구의 흔적을 찾아볼 수 없는 이유입니다. 1983년에야 비로소 ATTU 회원국이 된 우리나라는 7회 대회부터 정식 참가를 시작했습니다.

▲ 우리나라의 제주에서 개최됐던 제17회 아시아탁구선수권대회 경기장 내부 전경.


3&4

그동안 많은 스타들이 아시아 챔피언의 자리를 거쳐 갔지만 3회 연속으로 단식 선수권을 차지했던 선수는 단 한 명뿐입니다. 그 주인공은 바로 중국의 헤지리. 빠르면서도 남성적인 힘의 탁구를 구사했던 헤지리는 7회, 8회, 9회 대회 여자단식을 연속 석권했습니다. 1984년부터 1988년까지 5년 이상 정상에서 내려오지 않은 겁니다. 특히 헤지리는 이후 일본으로 귀화하여 고야마 치레라는 이름으로 국제무대에 모습을 드러냈는데, 1996년 싱가포르에서 열렸던 13회 대회에서 또 다시 여자단식 정상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습니다. 그가 가진 4회 우승은 남녀부를 통틀어 아시아선수권 개인단식 최다 우승 기록으로 남아있습니다. 탁구마녀, 혹은 탁구여왕으로 이름 높았던 덩야핑이나 장이닝도 아시아선수권 단식 우승은 1회에 그쳤죠. 남자 역시 중국의 공링후이와 마롱 등이 기록한 2회가 최다 우승기록입니다.

▲ 개인단식 역대 최다 우승의 주인공 헤지리(고야마치레).


6&5

개인단식과 복식, 혼합복식 등 개인전을 통틀어 한 선수가 가장 많은 금메달을 획득해간 숫자는 바로 ‘6’입니다. 그 주인공은 역시 중국의 시사이케. 그는 개인단복식과 혼합복식 등을 휩쓸었던 제7회 이슬라마바드 대회 전관왕을 비롯해서 제5회 캘커타 대회 개인복식과 혼합복식, 제6회 자카르타대회 개인복식과 혼합복식에서 차례로 금메달을 쓸어 담았습니다. 해당 세 대회 단체전 역시 중국이 우승했으니 그가 소유한 금메달만도 아홉 개에 달하는 셈이죠. 시사이케의 뒤를 이어서는 역시 중국의 대스타들인 왕리친, 마롱, 궈얀 등이 각각 5개씩의 메달을 획득하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현재 세계 최강으로 통하는 마롱의 경우는 가장 최근인 19회, 20회 대회 단식 챔피언으로 이번 대회에서도 강력한 우승후보죠. 마롱의 나이가 아직 20대 중반인 것을 감안하면 역대 최다 개인전 금메달리스트의 주인공은 조만간 바뀔 가능성이 높습니다. 어쩌면 이번 대회가 그 무대가 될 수도 있겠죠.

▲ 역대 최다 개인전 금메달리스트의 주인공 시사이케(중국).
▲ 최다 금메달리스트의 주인공은 조만간 마롱(중국)으로 바뀔 가능성이 높다.


140&104

지금까지 아시아탁구선수권대회에서 수여된 금메달의 숫자는 총 ‘140’입니다. 은메달과 동메달을 합치면 그 숫자는 ‘500’을 훨씬 넘습니다. 작지 않은 숫자의 메달이지만 아쉽게도 그 대부분은 한 나라에서 가져갔습니다. 바로 중국입니다. 중국은 거의 매 대회마다 대부분의 종목을 휩쓸었죠. 금메달만 따져도 140개 중 3분의 2가 훌쩍 넘는 104개를 가져갔어요. 세계 탁구 초강대국의 위력을 실감하게 되는 대목입니다. 남은 36개의 금메달을 나머지 나라들이 나눠갔는데 중국 다음으로 많은 금메달을 획득한 나라는 일본입니다. 70년대 초반 세계정상에 있었던 일본은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도 주로 초기에 좋은 성적을 거두며 지금까지 모두 13개의 금메달을 획득했습니다. 일본에 이어서 우리나라가 10개를 따내 종합3위에 랭크돼있습니다. 7회 대회부터야 출전을 시작한 것을 감안한다면 역시 그나마 중국을 위협할 수 있는 대항마로 대한민국을 꼽는 이유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중국과 일본, 한국의 뒤로는 북한이 6개, 홍콩이 5개, 그리고 싱가포르와 타이완이 각각 1개씩의 금메달을 따냈습니다. 100개가 넘는 중국을 생각하면 초라한 숫자지만 그만큼 더 소중한 가치가 있는 메달들이죠. 그리고 선수들은 그 소중한 가치를 획득하기 위해 이번 대회에서도 열정적인 도전을 멈추지 않을 겁니다.

▲ 세계탁구 초강대국 중국이 아시아선수권대회를 지배해왔다.


and TIP 23&185

그리고 이번 대회 참가국 숫자는 ‘23’입니다. 각 종목에 남자선수 100명과 여자선수 85명 등 모두 185명의 선수들이 출전했습니다. 각국의 명예를 짊어진 대표선수들은 남녀단체전과 남녀단식, 남녀복식, 혼합복식 등 일곱 개 종목에서 총 26개의 메달을 놓고 경쟁을 펼칩니다. 아래 표는 역대 아시아탁구선수권대회 우승기록입니다. 참고하시면서 경기를 관전하시면 더욱 흥미로울 것으로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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