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회 회장기, 22회 노동부장관기 예년보다 인원 줄어

국민생활체육전국탁구연합회가 숨 가쁘게 2015년을 시작하고 있다.

연 초 전임 황명국 회장의 사임으로 두 번의 대의원총회와 이사회 등을 거쳐 유상종 새 회장을 선출한 연합회는 미처 신임 회장 취임식을 치르기도 전에 금년 회장기 대회와 고용노동부장관기 직장대회를 열면서 금년 행사일정을 소화하기 시작했다.
 

▲ 전국탁구연합회가 스물세 번째 회장기 대회를 전북 무주에서 치르고 있다.

제23회 연합회장기 국민생활체육전국탁구대회가 27일 전북 무주국민체육센터에서 개막됐다. 유상종 회장 선출 후 첫 행사라는 점에서도 의미를 더한 이 대회는 한국 생활탁구를 총괄하는 전국탁구연합회의 역사와 그 궤를 같이 하는 탁구잔치다. 1993년 창립한 전국탁구연합회는 첫 해부터 한 해도 거르지 않고 치러온 이 대회를 단체의 상징으로 삼아왔다.

하지만 올해 대회는 국내 최고 권위의 생활탁구대회라는 상징성을 내세우기에는 조금 아쉬운 규모로 치러지고 있다. 라지볼과 일반부를 합쳐 520여 명이 참가했다. 60대 이상의 라지볼 참가자(324명)가 일반부보다도 오히려 더 많이 나왔다. 29일 치러질 고용노동부장관기도 전체 26팀 261명이 참가인원의 전부다.
 

▲ 유상종 신임 회장 선출 후 첫 대회다. 하지만 과도기 속 참가인원이 눈에 띄게 줄어 아쉬움을 남겼다. 대회사를 하고 있는 유상종 회장.

매년 가장 많은 동호인들이 흥겨운 잔치를 즐겨야 하는 회장기 대회의 규모가 이처럼 줄어든 데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연합회의 권위와 회장기의 명예만으로 치러내기에는 이미 한계에 도달했다는 분석은 벌써 오래된 얘기다. 각 지역에서 자체적으로 치러지는 수많은 오픈대회들은 적지 않은 상금제와 풍성한 경품 등을 내걸고 일반 동호인들을 끌어들이고 있다. 게다가 올해는 회장 교체와 관련하여 전국연합회 집행부 자체가 어수선한 과도기 속에 일정에 쫓겨 대회를 치르게 되면서 더욱 더 응집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 것도 이유다.

실제로 연합회는 지난 1일, 임시대의원총회를 열고 유상종 새 회장을 선출했으나 집행부 총사퇴가 선행되지 않았다는 이유 등으로 아직 국민생활체육회 인준이 나지 않고 있는 상태다. 뒤늦게 사퇴서를 제출한 임원들이 이미 일정이 잡혀있던 회장기 대회를 치르고 있는 상황이다. 유상종 신임 회장은 시도지부의 협력 속에 화합하는 연합회를 추구하겠다고 밝혔으나 아직 어떤 시도도 할 수 없는 상황에서 첫 행사를 맞았다.
 

▲ 황정수 무주군수도 개회식에 참석, 동호인들에게 인사를 전했다.

결국 이번 대회는 역설적으로 현재 전국탁구연합회가 처해 있는 상황을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상대적으로 젊은 동호인들의 관심은 갈수록 떨어져가고 있고, 시도지부의 협조도 여전히 원활한 수준이 되지 못한다. 집행부 임원들도 맹목적인 봉사만을 요구하기에는 시기적으로 여의치가 못하다. 어수선한 상황에서 첫 대회를 치러내고 있는 연합회로서는 보다 빠른 시일 내에 집행부를 안정시키고 계획대로 ‘화합’을 위한 노력을 경주하지 않으면 안 되는 시점에 와있다.
 

▲ 그래도 동호인들은 언제든지 즐길 준비가 돼있다. 연합회는 이전처럼 안정적으로 밝은 분위기를 조성하면 되는 것이다. 자! 시작해볼까요?

생활체육 탁구는 사실 동호인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기반으로 한다. 엄밀히 말해 대회에 참가한 동호인들은 연합회 집행부의 행정문제보다는 얼마나 즐겁고 흥겹게 경기를 치르느냐에 관심이 많다. 그것은 또 한 번 역설적으로 연합회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도약할 수 있다는 자신감의 근거가 된다. 한국의 생활탁구가 120만 동호인을 보유한 최고의 생활체육으로 성장하는데 탄탄한 토대가 되어왔던 연합회가 본연의 면모를 회복할 때 동호인들은 기꺼이 즐겁고 유쾌한 스윙으로 성원해줄 것이다. 이번 대회에 참가한 동호인들의 의욕적인 모습들도 그 같은 사실을 확인하기에는 부족함이 없었다.

새 회장 선출 이후 어수선한 과도기 속에서 금년 첫 행사를 치르고 있는 전국탁구연합회가 보다 빠르게 안정을 되찾을 수 있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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