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챔피언십에서만 무려 열 번째 우승

독일의 베테랑 티모 볼이 오랜만에 자국 선수권에서 우승하며 독일 챔피언에 복귀했다. 지난 6일부터 9일까지 3일간 독일 켐니츠에서 치러진 독일 탁구챔피언십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준결승전에서 신성 패트릭 프란치스카를 4대 0(11-6, 11-7, 11-8, 11-6)으로 이긴 티모 볼은 결승전에서는 루벤 필루스를 4대 2(11-3, 5-11, 9-11, 11-3, 11-5, 11-1)로 눌렀다. 2009년 빌레펠트 대회 이후 6년 만의 우승이었다. 우승 확정 직후 티모 볼은 "결승에서 루벤을 상대한다는 것은 무척 힘든 일이었다. 우승해서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 티모 볼이 자국 선수권을 탈환하며 세계대회를 앞두고 컨디션을 조율했다. 월간탁구DB(ⓒ안성호).

이번 우승으로 티모 볼은 독일 탁구챔피언십 개인단식 10회 우승이라는 대기록을 달성했다. 10회 우승은 독일 최다 기록이다. 현 독일 대표팀 코치인 외르그 로스코프의 8회 우승이 다음 기록이다. 작년 2014년 대회 남녀단식 우승은 드미트리 옵챠로프와 샨샤오나가 차지했었으나 두 선수는 모두 올해 대회에는 참가하지 않았다

티모 볼은 1998년 자브로뤼켄 대회에서 처음 우승한 이후, 2001년 뵈블링겐 대회부터 2007년 켐니츠 대회까지 무려 7회 연속 정상에 올랐다. 특히 2007년 대회는 당시 19세의 어린 나이로 결승까지 올랐던 드미트리 옵챠로프를 4대 2로 누르고 우승한 대회였다. 티모 볼은 2009년 벨레필드 대회에서 한 번 더 우승을 차지하나 그 뒤로는 예전 같은 폭발적인 활약은 보여주지 못했다. 이번 우승은 6년 만에 되찾은 독일 정상이었다.

티모 볼의 성적이 얼마나 대단한 기록인지는 현재 유럽 최고로 평가받는 드미트리 옵챠로프의 성적을 보면 알 수 있다. 옵챠로프는 2007년 대회 준우승 이후에도 오랫동안 무관에 머물렀다. 20011, 2012년 대회 때도 결승까지 올랐으나 두 번 모두 바스티안 스테거에 패해 준우승에 그쳤다. 작년 2014년 대회에서야 생애 첫 독일 챔피언에 오를 수 있었다.

티모 볼은 한때 ‘차이나 나이트메어(China Nightmare)’로까지 불리던 세계 최정상의 선수다. 2011년 1월부터 3개월간 서슬 퍼런 중국 선수들을 제치고 세계랭킹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몇 년간은 잦은 부상으로 큰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랭킹도 조금씩 하락해 지금은 세계 톱10을 겨우 유지하고 있다. 2005년 5월부터 무려 102개월 동안 유지했던 유럽 톱랭커의 자리도 2013년 11월 옵챠로프에게 내주고 말았다. 가장 최근 3월 랭킹에선 국제대회 불참으로 인해 랭킹이 소멸되며, 포르투갈의 마르코스 프레이타스에게 유럽 2위 자리마저 내준 상황이다.

부상으로 인해 2월 바쿠 유럽컵대회 및 중동 슈퍼시리즈에 모두 참가하지 못했던 티모 볼은 이번 독일 챔피언십에서 우승하며 부상에서 완전히 회복한 모습을 보였다. 이번 달 자국에서 개최되는 독일오픈을 목표로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있는 중이다.

여전히 티모 볼은 넌차이니즈 중 가장 메달 가능성이 높은 선수다. 제 컨디션만 찾는다면 중국선수들과도 맞붙어볼만한 저력을 아직 가지고 있다. 우리나라 선수들도 중국 외에 가장 강력한 적수로 꼽는 단골이 바로 그다. 오는 4월 쑤저우 세계선수권대회에 ‘스페셜복식조’로 출전하는 중국의 세계1위 마롱이 파트너로 티모 볼을 택한 것도 여전한 그의 위력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 티모 볼은 쑤저우에서 유럽을 대표할 단식은 물론 복식에서도 많은 화제를 모을 전망이다.

큰 이변이 없는 한 티모 볼은 옵챠로프와 함께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개인단식도 독일 대표로 출전할 것으로 보인다. 리우 올림픽이 1년 5개월여 앞으로 다가온 지금, 티모 볼에게는 부상 없이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는 것이야 말로 가장 큰 숙제가 될 듯하다. 쑤저우 세계선수권대회는 내년 티모 볼의 올림픽을 전망해볼 수 있는 무대이기도 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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