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선전 수준, 각 NOC 재량권 동시에 높이려는 ITTF 의도

2015년 탁구 국가대표 상비1군이 모두 확정됐다. 이들은 중국 쑤저우에서 열릴 세계탁구선수권대회를 비롯해서 1년 동안 국제무대에서 한국탁구를 대표할 ‘태극마크 후보들’이다. 특히 올해는 2016년 리우올림픽을 한 해 앞둔 해여서 상비군 내에서도 미묘한 경쟁이 벌어질 수밖에 없는 시기다. 선수들은 한국탁구를 대표하는 입장에서도, 올림픽을 향한 큰 목표를 위해서도 계속해서 ‘숨 막히는’ 긴장 속에 있게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얼마 전 국제탁구연맹(ITTF)이 2016년 리우올림픽 출전선수 선발을 이전까지와 다른 방식으로 시행한다고 발표하면서 올림픽을 목표로 하고 있는 선수들 사이에서는 예정하지 않았던 동요가 있기도 했었다. 국가대표 상비군이 확정된 상황, 지금은 올림픽 출전규정에 대한 정확한 숙지를 바탕으로 보다 철저한 계획과 준비가 필요한 시점이다. 달라진 올림픽 출전선수 선발 방식과 일정을 다시 한 번 정리해둔다.
 

▲ 국제탁구연맹이 올림픽 출전선수 선발규정을 대폭 손질했다. 사진은 2012년 런던올림픽 경기장 모습. 월간탁구DB(ⓒ안성호).

무엇이 바뀌었나?

국제탁구연맹은 2012년 런던올림픽까지는 세계랭킹 상위 22명(NOC별 2명 제한)에게 자동출전권을 부여하여 우선 선발한 뒤 나머지 엔트리를 대륙별 예선과 세계예선 등을 통해 채우는 방식으로 출전 선수를 선발해왔었다. 그에 따라 일정 시점에서 자동출전권을 얻은 선수들은 별도 예선을 치르지 않고 올림픽에 바로 출전할 수 있었다. 하지만 리우올림픽 출전선수 선발규정은 랭킹보다 대륙별 지역예선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이제는 최상위랭커들도 반드시 예선전에 참가해야만 올림픽에 나갈 수 있게 됐다. 각국 선수들은 본선 출전경쟁 이전에 대륙별 예선 출전을 위한 국내 경쟁을 더욱 치열하게 펼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럼 랭킹관리는 할 필요가 없나?

지역예선을 강화했지만 세계랭킹의 중요성은 큰 차이가 없다. 리우올림픽 단식 출전 선수들은 대륙별 예선으로 40명을 뽑고, 나머지 22명을 랭킹에 따라 추가 선발한다. 거기다 주최국 1명과 연맹초청 1명을 포함시켜 64명의 단식 엔트리를 완성한다. 예선을 통과하면 랭킹 추가선발을 기다릴 필요가 없지만, 탈락하면 세계랭킹 상위 22명 안에 있어야 한다. 랭킹 추가선발도 예선 참가자들만을 대상으로 하므로 각 국은 예선전에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안정적인 추가선발을 노리려면 랭킹이 높은 선수가 아무래도 유리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단체전에서 메달을 노린다면 좋은 시드를 위해서라도 주전들의 높은 랭킹이 필수다. 예선을 통해 이미 두 명의 단식 출전자를 확보한 국가 소속 선수들은 랭킹에서 상위에 있더라도 선발에서 제외되는 것은 이전과 다르지 않다. 단식 추가선발의 기준이 되는 랭킹은 올림픽이 개최되는 2016년 5월 공지되는 국제탁구연맹(ITTF) 세계랭킹이다.
 

단체전 멤버는 어떻게 구성되나?

국제탁구연맹은 세 명으로 구성되는 단체전을 위해 단식 출전자를 확보한 국가들에게 단체전만 출전하는 1명, 또는 2명을 추가할 수 있도록 하고 있는데, 이 또한 단체전 멤버도 예선을 치렀던 이전까지와 달라진 점이다. 예선전의 경기수준을 높이면서 각국 NOC의 재량권도 동시에 높여준 셈이다. 단체전 출전국은 단식출전권을 확보한 선수들의 랭킹으로 별도 합산하는 올림픽 팀 랭킹 리스트로 결정되는데, 각 대륙 대표 6개국과 주최국 외에 나머지 25개국이 올림픽 팀 랭킹 리스트에서 높은 순위에 있는 나라들로 채워진다. 역시 2016년 5월 랭킹이 기준이다. 올림픽 단체전은 주최국을 포함 32강으로, 개인단식은 64강 토너먼트로 진행된다.
 

지역예선은 참가에 제한이 없나? 언제 하나?

지역예선도 올림픽 본선과 마찬가지로 각 NOC별로 최대 두 명만 참가할 수 있다. 올림픽 본선과 같은 숫자다. 앞서도 말했듯이 선수들이 예선 출전경쟁을 펼칠 수밖에 없는 이유다. 그리고 예선에서 뽑는 인원은 대륙마다 차이가 있는데, 탁구수준이 높은 아시아는 유럽과 같은 숫자인 남녀 각 11명을 뽑는다. 국제탁구연맹은 각 대륙연맹에 올해 7월부터 내년 4월까지 사이에 예선을 치르도록 했다. 그리고 올 1월 중으로 예선 일정을 공표하도록 했는데, 아직 공식적인 발표는 나오지 않았다.
 

왜 바꿨나?

국제탁구연맹이 이처럼 선발규정에 변화를 준 이유는 올림픽 직전까지 긴장감을 유지하기 위한 의도로 분석된다. 이전에는 자동출전권을 확보한 경우 월드투어 등 국제연맹 이벤트를 등한시하고 올림픽 대비에만 치중하는 경향이 있어왔었다. 하지만 바뀐 규정 하에서라면 모든 선수들이 올림픽 직전까지 치열한 경쟁을 계속해야 하게 됐다. 예선을 통해 단식 출전권을 미리 확보한 경우도 마찬가지다. 시드에 따른 본선에서의 전략을 좌우할 팀 랭킹 관리를 위해서라도 ITTF의 세계랭킹 유지나 상승을 위한 지속적인 노력은 필수적인 상황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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