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세계탁구선수권대회 폐막

  장지커(중국)가 세계선수권대회 남자단식을 2연패했습니다.

  한국 시간으로 20일 밤 프랑스 팔레 옴니스포르 드 파리 베르시 경기장에서 계속된 2013 파리 세계탁구선수권대회 남자단식 결승전에서 장지커가 자국 선배 왕하오에게 4대 2(7,8,-6,12,-5,7)의 승리를 거뒀습니다. 지난 2011년 로테르담 대회에 이은 2회 연속 우승입니다. 2011년 세계대회, 2011년 월드컵, 2012년 올림픽, 2013년 세계대회까지 최근에 열린 메이저대회란 메이저대회는 거의 다 석권했네요. 명실상부한 월드챔피언 장지커!

  천하의 왕하오라도, 아무리 완벽한 이면타법을 구사한다 해도 펜 홀더가 셰이크핸드 최강자에게 백 대 백으로 맞서서는 승산 없음을 보여줬다고 할까요. 아무리 노련한 관록으로 맞서도 엄청난 기술력 앞에서는 결국 한계가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할까요. 별다른 감정변화도 보여주지 않는 무뚝뚝한 표정으로 장지커는 ‘그냥’ 우승했습니다. ‘그냥’이란 표현 외에는 다른 단어가 떠오르지 않는 클래스였습니다. 마음먹으면 어떤 대회든 우승할 수 있다는 태도! 얄미워 보이기까지 할 정도였지만 현실이 그렇다면 어쩔 수 없는 걸까요? 힘겹게 따라붙어도 장지커가 이젠 끝내야겠다 싶으면 경기가 끝나는 느낌?! 레전드 왕하오가 안쓰러워 보이기까지 할 정도였습니다.
 

▲ (파리=안성호 기자) 우승 직후의 장지커. ‘당연한’ 우승이라는 듯 세리머니도 싱거워!
▲ (파리=안성호 기자) 관중석으로 뛰어간 장지커! 자신만만한 표정이 거만(?)해보이기까지 할 정도.

  남자단식 결승전에 앞서 치러진 여자복식 결승전에서는 역시 중국의 궈위에-리샤오샤 조가 자국 동료들인 딩닝-류스원 조를 4대 1(-5,5,7,5,7)로 이기고 우승했습니다. 무려 세계선수권대회 3연패입니다. 특히 궈위에는 열다섯 살의 나이로 첫 출전했던 2003년 파리대회부터 10년이 지난 이번 대회까지 6회 연속 여자복식 결승에 진출해 준우승 세 번, 우승 세 번을 달성하는 진기록을 남겼네요.

  왕난과 장이닝이 활약하던 시기에 니우지안펑과 함께 2회 연속 준우승에 머물렀던 궈위에는 리샤오샤라는 새 짝을 만난 뒤 세계선수권대회 여자복식에서만 한 번의 준우승을 거쳐 3연패의 금자탑을 쌓았습니다. 궈위에의 나이가 이제 스물다섯이니 세계대회 여자복식에서 또 어떤 기록들을 이어갈지도 궁금해지는 대목이네요. 리샤오샤에 둘 다 패해 단식에서 목표를 이루지 못했던 딩닝과 류스원은 복식에서도 2위를 기록하며 아쉬움을 남겼네요. 딩닝의 경우 복식만으로 한정해서 보면 2009년과 2011년 대회 때 궈얀과 짝을 이뤄 여자복식에서 연속 준우승 했었습니다. 이번 대회에서 류스원과 새로 호흡을 맞췄지만 역시 준우승을 했죠. 궈위에의 3연패와 대비되는 기록이군요. 월드 타이틀을 두고 다투는 중국 여자선수들의 경쟁도 참 재미있습니다.
 

▲ (파리=안성호 기자) 시상대 높은 자리에 걸터앉은 우승자. 2연속 월드챔피언 장지커!
▲ (파리=안성호 기자) 궈위에-리샤오샤 조의 3연패 자랑! 미처 변환 못한 사진들은 [월간탁구]에서!
▲ (파리=안성호 기자) 한국탁구는 이번 대회에서 혼합복식 은메달 하나로 만족했다. 이상수-박영숙 조.

  고조됐던 기대와 관심에 비해서는 차라리 싱거운 결과가 되어버린 마지막 날의 두 경기를 끝으로 8일 동안 이어졌던 2013 파리 세계탁구선수권대회는 마침내 대장정의 막을 내렸습니다. 이번 대회에서 우리 선수단은 혼합복식에서만 은메달 하나를 획득하는 비교적 저조한 성적을 남겼죠. 하지만 드러난 성적에 비해 눈에 보이지 않는 자신감과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었던 나쁘지 않은 대회였다는 것이 대체적인 평가입니다.

  경기가 모두 끝나고 어수선한 분위기는 한국이나 파리나 다르지 않네요. 촬영한 사진들을 현장에서 미처 제대로 변환할 시간도 갖기 어려웠답니다. 왕년의 대스타들인 프랑스의 가티엥과 벨기에의 세이브가 연출한 감동적인 장면들도 소개하고 싶었는데... 여자복식 선수들 모습도 마찬가지고요. 못 다한 포스팅은 나중에 다시 한 번 정리할 기회를 찾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뭐, 우리에겐 [월간 탁구]라는 책자도 있으니까요...^^

  그동안 세계대회 관련 소식에 관심을 기울여준 독자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본지는 이번 대회의 결산 기사를 근간인 6월호에 화보와 함께 게재할 예정입니다. 은메달의 주인공들인 이상수-박영숙 선수의 인터뷰도 함께 실릴 겁니다. 계속해서 많은 성원 부탁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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