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탁구 국가대표 상비2군 선발전

단양국민체육센터에서 실업과 주니어의 유망주들이 태극마크를 향해 열전을 전개하고 있는 가운데, 바로 옆에 위치해있는 단양문화체육센터에서는 또 하나의 선발전이 열기를 더하고 있다. 1차선발전에서 아깝게 탈락한 학생선수들이 상비2군에 들기 위해 별도로 치르고 있는 리그전이다.

대한탁구협회는 올해 상비2군을 고등부 6명, 중등부 2명 등 청소년 유망주 남녀 각 8명으로 구성하기로 결정하고, 실업선수들과 함께 치른 1차선발전에서 각 조 상위(고등부 2명, 중등부 1명)에 오른 청소년 선수들을 따로 모아 시합을 열고 있다. 2차전 진출자 자동 선발 규정에 따라 7명이 이미 2차선발전에 오른 남자고등부는 시합이 없지만, 세 명을 더 뽑아야 하는 여고부와 각각 2명을 선발하는 남녀중등부 선수들은 또 다른 기회를 잡기 위해 치열한 싸움을 벌이고 있다.
 

▲ (단양=안성호 기자) 청소년 선수들이 1군선발전과는 별도의 리그전을 벌이고 있다. 상비2군 선발전이다.

상비2군은 말 그대로 상비1군에 가까이 있는 유망주들의 집합이다. 당장 성인대표팀 유니폼을 입을 수는 없지만 이 선수들의 성장이 곧 한국탁구의 미래를 담보한다. 국민체육센터에서 치러지고 있는 1군선발전 못지않게 2군선발전 역시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 이유는 이들이 목표하고 있는 바로 그 ‘미래’ 때문이다.

하지만 경기가 벌어지고 있는 현장에서 보이는 두 선발전에 대한 관심도는 차이가 많다. ‘국가대표 후보’들을 뽑는 1군선발전에 대부분의 시선들이 집중돼 있고, 2군선발전에는 어린 선수들과 그 선수들이 소속돼 있는 해당 학교 관계자들, 그리고 진행을 담당하는 몇몇 협회 직원만이 모여 ‘그들만의 리그’를 벌이고 있는 중이다.

대한탁구협회는 지난해 상비1군과 2군의 정기적인 교류를 통해 1군의 하위권과 2군의 상위권을 맞바꾸는 ‘승강제’를 운영하겠다는 계획을 세웠었지만 계획대로 실행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기량향상을 이유로 처음부터 상비2군으로 구성했던 학생 유망주들은 그러다보니 아예 국가대표에 도전할 수 있는 기회조차 잡을 수 없었다. 올해는 그 같은 불합리를 타파하기 위해 학생유망주들에게도 1군 도전기회를 주고 있지만 아직 구력이 일천한 어린 선수들이 국내 최강자 열두 명 안에 얼마나 진출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문제는 결국 상비2군을 어떻게 운영할 것인가에 달려있다. 최고의 유망주들을 따로 뽑아 구성한 상비2군을 지난해처럼 그저 상징적인 집합으로 놓아둘 것인지, 또 다른 목표나 동기를 제공하고 훈련을 지속할 수 있는 장치를 만들어줄 것인지 지금쯤은 구체적인 실행계획이 서있어야 하는 시점이다. 대한체육회의 국가대표 후보선수단이나 중고연맹 주관의 주니어상비군 등등 구성이 겹치는 상황들도 보다 명확하게 정리할 필요가 있다.
 

▲ (단양=안성호 기자) 문제는 결국 상비2군을 어떻게 운영할 것인가에 달려있다. 여자부 선발이 유력한 위예지(문산수억중)의 경기모습.

다행히 대한탁구협회는 새로 구성되는 상비2군에 대해 이전과는 다르게 적극적인 훈련계획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상비1군이 훈련하지 않는 기간에는 태릉선수촌에 입촌시켜 훈련하고, 이전까지 따로 없었던 전담지도자도 영입할 계획이라고 한다. 2020년 올림픽을 목표로 구성했었으나 여러 논란의 중심에 있던 ‘탁구드림팀’ 재검토와 맞물려 상비2군을 그 대안으로 삼을 거라는 얘기도 나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려되는 것은 계획과 실천의 차이다. 계획은 실천으로 이어졌을 때 비로소 가치를 인정받는다. 구체적인 움직임 없이 말만 앞서서는 한국탁구 미래의 중요한 열쇠가 될 유망주 육성은 공염불에 그칠 수밖에 없다. 특히 상비2군은 지금까지 별다른 성과 없이 그저 ‘뽑기만 한’ 전례를 자주 갖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이왕에 선발전을 치르고 있는 시점에서 향후의 구체적인 계획과 움직임도 보다 빨리 공표되길 바라는 이유다.

겨울 복판 추위 속에서도 최선을 다해 뛰고 있는 선수들에게 현재 목표는 어쨌든 ‘상비2군’이다. 목표를 달성한 이후 자랑스럽게 향해갈 수 있는 또 다른 목표를 만들어주는 일은 당연히 어른들에게 달려있는 몫이다. 상대적으로 덜한 관심이 이후의 운영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로 지속되지는 않기를 바랄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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