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상비군 2차선발전 12일부터 시작

어느 때보다도 많은 선수들에게 문호를 개방했던 2015년 국가상비군 선발전 1차 대회가 막을 내렸다. 이제 12일부터 15일까지는 1차전을 통과한 24명의 선수들이 다시 한 번 풀-리그전으로 최후의 도전자들을 가려낸다.

1차선발전에서는 청소년 선수들의 기세가 매서웠다. 남자부의 경우는 일곱 명의 고등학생 선수들이 각 조 2위 안에 들어 다음 단계로 진출했다. 여자부 역시 세 명의 선수들이 첫 시험을 통과했다. 한 조마다 실업에서 잔뼈가 굵은 ‘선배들’이 두세 명씩은 포진했던 걸 생각하면 기대 이상의 선전이다.
 

▲ (단양=안성호 기자) 종합선수권에서 4강에 올랐었던 조승민은 이번 선발전에서도 전승으로 1차전을 통과하며 남다른 존재감을 과시했다.

특히 남자 11조의 조승민(대전동산고)과 12조의 박정우(중원고)는 한 경기도 패하지 않고 전승을 거뒀다. 여자 3조의 김지호(이일여고) 역시 실업에서도 강호로 통하는 상대들을 모두 물리쳐 1등을 차지했다. 김지호의 경우는 올해 고등학교에 입학하는 엄연한 중학생이라는 점에서 더 놀라운 상승세였다. 남자부에서도 같은 입장인 ‘예비 고등학생’ 안재현과 김대우(이상 대전동산고)가 단 1패씩만을 거두며 나란히 조2위를 기록, 선배들의 간담을 서늘하게 하고 있다.

지금까지 세계를 제패했거나 정상에 근접했던 한국탁구의 ‘전설’들이 대부분 학생시절부터 태극마크를 달고 선배들과 경쟁했던 과거를 생각하면 청소년 선수들의 선전은 반갑지 않을 이유가 없다. ‘될성부른 떡잎’들이 보다 일찍 큰 무대에서 경험 많은 선배들과 함께 훈련할 때 한국탁구의 국제경쟁력도 빠르게 올라설 수 있다는 것은 이론의 여지가 없다. 대한탁구협회가 중고등부 선수들의 출전을 제한하지 않은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이었다.
 

▲ (단양=안성호 기자) 대전동산고의 신입생 안재현. 같은 입장인 팀 동료 김대우와 함께 나란히 2차전에 진출했다.

하지만 청소년 선수들의 이 같은 선전에 대해 아직은 평가를 유보하는 시선들도 분명 존재한다. 1차선발전에 포진했던 실업선수들은 기업팀과 함께 시군청 소속 선수들도 적지 않았다. 시군청 선수들은 연중 최고 비중을 갖는 전국체전을 마친 후 제대로 몸을 만들지 못한 채 이번 선발전에 임한 경우가 많다. 실업 내에서의 비중으로 인해 기업 선수들보다는 선발전에 임하는 성취동기가 아무래도 낮은 것도 사실이다. 청소년 선수들의 기량에 대한 제대로 된 평가는 각 조의 정예들이 맞닥뜨릴 2차전을 마친 후 해도 늦지 않다는 것이다.

게다가 이번 선발전은 2차로 끝나는 것도 아니다. 2차전에서 선발될 12명의 선수들은 작년도 상비1군 선수들과 다시 한 번 풀-리그전을 치르고 거기서 살아남아야 비로소 ‘태극마크 후보’가 될 수 있다. 첫 단계에서 선전을 펼쳤다 해서 아직 흥분하기엔 이르다는 시각은 그래서 나온다. ‘주니어 세계챔피언’ 출신인 장우진(당시 성수고)이 2차전까지 수위로 선발전을 통과하고도 최종전에서 탈락한 작년 선발전도 좋은 교훈이 될 수 있다.
 

▲ (단양=안성호 기자) 장우진은 작년 선발전에서 좋은 경험을 했다. 올해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각오다.

물론 잘한 건 잘한 것이다. 갓 진출한 상위무대에서 두려움 없이 맞서 싸우고 다음 단계로 당당히 진출한 것은 분명 칭찬받을 일이다. 단지 아직 선발전이 모두 끝나지 않은 시점에서 지나친 칭찬이나 흥분은 금물이라는 얘기다. 경기를 지켜본 모 실업팀 감독은 “청소년 선수들이 분명 좋은 기량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기량에 비해 아직 일천한 경험을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선수들이 초반의 ‘좋은 출발’에 취해 정작 중요한 순간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할 수 있다는 것이다. 2차전을 준비하는 유망주들이 새겨들어야 할 말이다.

상비군은 한 해 동안 국제무대에서 한국탁구를 대표할 후보군이다. 상비군 중에서 각 대회에 출전할 대표를 뽑는다. 국내 최고의 선수들이 합숙훈련을 통해 함께 기량을 다진다는 점에서 유망주들에게는 반드시 거쳐 가야 하는 목표다. 당장은 아니더라도 미래의 확고한 대표가 될 수 있는 지름길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과연 2015년 국가상비군에서 스무 살까지 몇 년은 더 남은 ‘미래의 주역’들을 볼 수 있을까?

이젠 정예들만 남았다. 12일부터 진짜 선발전이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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