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탁구 국가대표 상비군 선발전

현재 충북 단양에서 치러지고 있는 2015년 탁구 국가대표 상비군 선발전은 이전까지에 비해 참가범위를 대폭 늘리면서 주목 받고 있다. 제한적이긴 했지만 초등부까지 포함했고, 중등부, 고등부 선수들의 참가는 무제한으로 받아들였다.

넓어진 기회가 힘이 되고 있는 것일까? 1차선발전이 진행 중인 현재 각조에서 돋보이는 선전을 펼치는 청소년 유망주들이 눈길을 끌고 있다. 12명씩 12개조로 나뉘어 조별리그로 승부를 가리는 1차선발전에서는 각 조 1, 2위가 2차선발전 출전권을 받게 된다. 각 조에 실업선수들 두세 명씩은 꼭 포진하고 있기 때문에 학생선수들이 2차전으로 가기 위해서는 실업선수들과의 승부에서 반드시 승리하지 않으면 안 된다. 1차전 시작 후 이틀간 일곱 경기씩을 마친 가운데 실업의 선배들을 꺾고 2차전에 바짝 다가선 청소년 선수들이 적지 않다.
 

▲ (단양=안성호 기자) 김지호가 전승으로 2차전에 바짝 다가섰다. 실업 선배들을 모두 꺾었다.

특히 여자 3조의 김지호(이일여고)는 벌써 실업선수들을 두 명이나 꺾고 전승을 기록 중이다. 실업무대에서도 강호로 통하는 김민희(렛츠런)와 지다영(포스코에너지)을 각각 3대 1, 3대 0으로 꺾었다. 리그전은 운영특성상 강자들 간의 시합을 일정 뒤쪽에 주로 배치한다. 1차전에서 실업선수들끼리의 시합은 마지막 날에 몰려있다. 김지호는 약자로 분류됐기 때문에 앞서 경기를 치른 것이다. 약자가 강자들을 모두 이겼다. 현재 7전 전승을 기록 중인 김지호는 이제 상대적으로 ‘만만한’ 또래 선수들과의 시합만 남겨뒀다. 최근 학생종합 챔피언인 김지호가 실업 선배들에 앞서는 전적으로 2차전에 올라갈 가능성이 높아졌다. 김지호는 고등학교 입학 첫 해부터 학생부 무대가 좁다는 것을 연속해서 증명하는 중이다.

김지호처럼 7전 전승을 기록 중인 학생 선수들은 또 있다. 남자부는 8일 경기까지 강지훈(중원고, 7조), 박신우(대전동산고, 9조), 조승민(대전동산고, 11조), 박정우(중원고, 12조), 안재현(대전동산고, 12조)이 모든 경기를 이겼다. 여자부에서는 김지호를 포함, 안영은(안양여고, 7조), 강가윤(문산여고, 9조)이 7승을 거두고 있다. 이들은 김지호처럼 실업선수들과의 경기를 모두 마치지는 않았지만 적어도 한 번씩의 대결에서는 승리를 거뒀다. 남은 경기 결과를 더 지켜봐야 하겠지만 쾌조의 상승세를 타고 있어 2차전 진출이 유력한 상황이다.
 

▲ (단양=안성호 기자) 남자 12조는 유망주들 간의 맞대결이 더 큰 관심을 모은다. 안재현(대전동산고).

청소년 유망주들이 같은 조에서 마지막까지 치열한 다툼을 벌일 가능성도 점쳐진다. 특히 남자 12조의 박정우와 안재현은 같은 조의 실업선수 안수동(안산시청)을 각각 꺾었다. 7전 전승을 기록 중인 둘 간의 맞대결은 아직 치러지지 않았다. 둘 다 실업 선배 함소리(S-OIL)와의 경기도 남겨두고 있다. 둘 간의 맞대결이 운명을 가를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안재현과 박정우는 이미 최근 중고종합 고등부 개인단식에서 결승대결을 벌였었다. 당시는 안재현이 3대 0 완승을 거뒀지만 ‘적응’을 마친 박정우의 상승세도 무섭다. 만일 남은 실업선배와의 대결에서 둘 다 패하고, 둘 간의 승부에서 진출자가 결정돼야 하는 상황이 온다면 고등부 우승, 준우승자가 한 조에 속한 얄궂은 운명을 탓하게 될지도 모른다. 최선은 맞대결로 1, 2위를 가리는 경우지만 함소리가 실업의 자존심을 걸고 호락호락 그 기회를 넘겨주려 하지는 않을 것이다.
 

▲ (단양=안성호 기자) 남자 12조는 유망주들 간의 맞대결이 더 큰 관심을 모은다. 박정우(중원고).

이번 선발전은 상비1군만을 뽑지는 않는다. 남녀 각 8명으로 구성되는 상비2군은 고등부 6명, 중등부 2명 등 학생선수들로 운영된다. 2차선발전에 올라가면 상비2군에는 자동선발이다. 만일 최종전까지 돌파해 상비1군이 되면 그 빈자리는 물론 다른 학생선수가 채우게 된다. 현재까지 세계무대를 제패한 한국 선수들은 대부분 학생시절부터 국가대표로 진출했던 인물들이다. 실업 강자들 틈에서 존재감을 뽐내고 있는 유망주들의 존재가 더욱 각별한 이유다. 새해 첫 선발전에서 이들은 어디까지 전진을 계속할 수 있을까? 현재 3일째 경기가 한창인 1차선발전은 내일(10일) 모든 경기가 마무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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