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리우올림픽 출전권 확보하라!!

국가대표팀에 비상이 걸렸다. 변화된 올림픽 출전선수 선발규정 때문이다.

국제탁구연맹(ITTF)은 2012년 런던올림픽까지는 세계랭킹 상위 22명(NOC별 2명 제한)에게 자동출전권을 부여하여 우선 선발한 뒤 나머지 엔트리를 대륙별 예선과 세계예선 등을 통해 채우는 방식을 택해왔었다. 그에 따라 일정 시점에서 자동출전권을 얻은 선수들은 별도 예선 없이 올림픽에 바로 출전할 수 있었는데, 2012년 런던올림픽에 우리나라는 남자부 주세혁(삼성생명), 오상은(KDB대우증권), 여자부 김경아(대한항공), 박미영(삼성생명)이 자동출전권을 획득하여 올림픽에 직행했었다.

그런데 2016년 리우올림픽 출전선수 선발규정은 이전까지와 달리 대륙별 예선이 강화됐다. 국제탁구연맹이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게시한 규정에 따르면, 리우올림픽 단식 출전 선수들은 2015년 7월부터 2016년 4월 사이에 대륙별 예선을 먼저 치러 40명을 선발한 다음, 나머지 22명을 랭킹에 따른 추가 선발로 뽑는다. 거기다 주최국 1명과 연맹초청 1명을 포함시켜 64명의 단식 엔트리를 완성한다는 것이다. 랭킹에 따른 추가선발 기준은 올림픽이 개최되는 2016년 5월 공지되는 ITTF 세계랭킹이다.
 

▲ 올림픽 출전선수 선발규정이 대폭 변화됐다. 사진은 런던올림픽에 직행했었던 주세혁. 월간탁구DB(ⓒ안성호).

각 NOC별로 최대 두 명이 참가할 수 있는 대륙별 예선은 각 대륙 탁구수준에 따라 선발인원에 차이가 있는데, 아시아 예선에서 선발될 인원은 남녀 각 11명이다. 예선참가자 두 명이 모두 통과할 경우 랭킹에 따른 추가선발을 기다릴 필요가 없어지지만, 한 명만 선발권 안에 든다면 나머지 한 명은 국제연맹이 공지할 2016년 5월 랭킹에서 상위 22명 안에 있을 수 있도록 신경을 써야 한다. 물론 두 명 다 탈락할 경우도 마찬가지다. 올림픽 단식은 NOC별로 최대 두 명만 출전할 수 있으므로 예선을 통해 이미 두 명의 단식 출전자를 확보한 국가 소속 선수들은 랭킹에서 상위에 있더라도 선발에서 제외되는 것은 이전과 다르지 않다.

유의할 것은 랭킹에 따른 추가선발의 경우도 예선에 참가했던 선수들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각 나라들은 대륙별 예선 참가에 각별한 신경을 쓰지 않으면 안 된다는 점. 이전까지 예선전을 고려치 않았던 상위랭커들이 우선 참가하여 출전권을 확보해야 하는 상황이다. 혹시 예선을 통과하지 못하더라도 안정적인 추가선발을 노리기 위해서는 세계랭킹이 높은 선수가 아무래도 유리하기 때문이다.

세 명으로 구성되는 단체전의 경우 단식출전권을 확보한 선수들의 랭킹으로 별도 합산하는 올림픽 팀 랭킹 리스트를 기준으로 하는데, 역시 2016년 5월 랭킹이 기준이다. 국제탁구연맹은 단식 출전자를 확보한 국가들에게 세 명으로 구성되는 단체전을 위해 단체전만 출전하는 1명, 또는 2명을 추가할 수 있도록 하고 있는데, 각 대륙 대표 6개국과 주최국 외에 나머지 25개국은 올림픽 팀 랭킹 리스트에서 높은 순위에 있는 나라들로 채워진다. 올림픽 단체전은 주최국을 포함 32강으로, 개인단식은 64강 토너먼트로 진행된다.
 

▲ 선수들은 올림픽 직전까지 치열한 경쟁을 계속해야 하게 됐다. 현재 한국 여자탁구 최고 세계랭커 서효원(12위). 월간탁구DB(ⓒ안성호).

국제탁구연맹이 이처럼 선발규정에 변화를 준 이유는 올림픽 직전까지 긴장감을 유지하기 위한 의도로 분석된다. 이전에는 자동출전권을 확보한 경우 월드투어 등 국제연맹 이벤트를 등한시하고 올림픽 대비에만 치중하는 경향이 있어왔었다. 하지만 바뀐 규정 하에서라면 모든 선수들이 올림픽 직전까지 치열한 경쟁을 계속해야 하게 됐다. 예선을 통해 단식 출전권을 미리 확보한 경우도 마찬가지다. 시드에 따른 본선에서의 전략을 좌우할 팀 랭킹 관리를 위해서라도 ITTF의 세계랭킹 유지나 상승을 위한 지속적인 노력이 필수적인 상황이 됐다.

두 명의 자동출전권과 한 명의 예선 출전만을 계산하고 있던 탁구계로서는 변화된 올림픽 규정을 놓고 보다 신중한 대처방법을 찾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대륙별 예선 최대 참가인원이 2명으로 제한돼 있고, 랭킹에 따른 추가선발 역시 예선 참가자만을 대상으로 한다는 점에서 예선 참가 대표선수에 대한 국내 선발이나 협회의 지명을 놓고 첨예한 대립 양상이 벌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단식출전자 확정 이후 선발될 단체전 멤버를 놓고서도 마찬가지다. 올림픽에서의 좋은 성적이라는 대승적인 전제 아래 원만하고 합리적인 선발을 위해 심사숙고해야 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저작권자 © 더 핑퐁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