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하은은 아쉽게 탈락

  혹시 인터넷 중계를 보셨으려나요? 이번 대회 돌풍의 주인공 박성혜(대한항공)가 결국 16강까지 올랐습니다.

  한국 시간 17일 새벽에 프랑스 팔레 옴니스포르 드 파리 베르시 경기장에서 치러진 여자단식 32강전에서 중국계 프랑스 선수인 시안 위팡과 대결한 박성혜는 상대 홈팬들의 열광적인 응원에도 불구하고 화끈한 공격력을 앞세워 4대 0(7,11,7,1)의 완승을 거뒀습니다.
 

▲ (파리=안성호 기자) 화끈한 공격력을 선보인 박성혜.

  커트주전형과는 어떻게 게임을 풀어야 하는지 정석을 보여준 경기였습니다. 길게 오는 커트는 드라이브로, 미들은 짧은 커트로, 네트 근처에서 떠오르면 스매시로! 상대의 커트보다 박성혜의 드라이브가 더 끈질겼고, 스윙의 강약으로 거리를 흔드는 박성혜의 리턴 때문에 시안 위팡은 전후좌우로 소득 없이 뛰어다니기 바빴습니다. 두 번째 게임에서 잦은 공격 실수로 듀스를 허용하기도 했지만 박성혜는 결국 끝까지 한 번의 리드도 허용하지 않고 완승을 거뒀습니다. 전의를 상실한 시안 위팡은 4게임에서는 단 1점만 따내는데 그쳤죠.

  옆 테이블에서 경기를 펼친 서효원(KRA한국마사회)도 승리를 거두고 16강에 동행했습니다. 세계랭킹 25위 리지아오(네덜란드)와 대결한 서효원은 박성혜의 경우와는 반대로 수비형이 이기려면 어떻게 풀어가야 하는지를 보여줬습니다. 아슬아슬하게 네트를 타고 넘는 낮은 커트로 상대에게 코스 선택의 기회를 쉽게 제공하지 않았습니다. 공격수 못지않은 드라이브를 앞세운 역습으로 자주 분위기를 반전시킨 것도 물론이었습니다. 1, 2게임을 손쉽게 따낸 서효원은 그러나 일찍 경기를 끝내려는 욕심을 내보이며 지나친 공격을 감행하다가 3, 4게임을 내줬습니다. 하지만 5게임부터 다시 본연의 플레이를 되찾으며 침착하게 상대를 공략해나갔고, 결국 남은 두 게임을 가져왔습니다. 4대 2(8,8,-6,-8,8,6) 승!
 

▲ (파리=안성호 기자) 수비가 이기려면 이렇게 싸워야 한다. 서효원!

  사실 리지아오는 중국계 선수로 유럽의 강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쉽지 않은 상대였습니다. 서효원은 경기 뒤 “리지아오를 이길 거라고 기대하지 못했다. 열심히 한 성과가 나오고 있는 것 같아서 기쁘다”고 말했죠. 지난 코리아오픈 우승으로 획득한 자신감이 이번 대회에서도 큰 힘이 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 (파리=안성호 기자) 아쉽게 탈락한 양하은이다.

  한편 차세대 에이스로 이번 대회에서도 기대를 모았던 양하은은 오스트리아의 리우지아에게 3대 4의 역전패를 당했습니다. 게임스코어 3대 1의 리드를 잡아 승리를 예감했었지만 상대의 관록에 역전을 허용한 아쉬운 승부였습니다. 리우지아 역시 중국계 선수입니다. 양하은은 고비를 극복할 수 있는 결정력을 보다 다듬어야 한다는 과제를 다시 한 번 실감한 채 개인단식을 마무리했습니다.

  유럽에 진출해 있는 중국출신 선수들을 극복한 박성혜와 서효원은 이제 중국의 본토 선수들을 만납니다. 16강 상대가 각각 세계랭킹 1위인 딩닝과 2위인 류스원입니다. 이름만으로도 무시무시한 이번 대회의 강력한 우승후보들입니다. 승패에 연연하지 말고 부디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유지해주기 바랍니다. 이기든 지든 한국의 팬들은 열렬한 응원을 보내줄 준비가 되어있습니다. 두 선수의 여자단식 16강전은 한국 시간으로 17일 오후 10시 30분으로 예정돼 있습니다.
 

▲ (파리=안성호 기자) 한 번 더 승리의 브이를! 두 선수는 16강전에서 최강의 상대들과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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