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탁구 ‘미래들’의 활약! 제68회 전국남녀 종합탁구선수권대회

학부와 연령 구분 없이 싸우는 종합선수권대회는 초중고 유망주들이 실업의 대선배들에게 도전 기회가 열리는 연중 유일한 대회다. 이 대회에서 선배들을 이기고 두각을 나타내는 학생 선수들은 대부분 국가대표로 성장하여 한국탁구 간판으로 성장했다. 종합선수권 개인단식 최다우승기록(7회)을 갖고 있는 이에리사(현 국회의원)가 그랬고, 세계를 제패했던 유남규(현 S-OIL 감독), 현정화(현 렛츠런탁구단 감독)가 그랬으며, 아테네의 영웅 유승민(현 삼성생명 여자탁구단 코치)이 그랬다.

68회째를 맞은 금년 대회도 많은 청소년 유망주들이 출전해 선배들을 향한 ‘당돌한’ 도전장을 내민 가운데 누구보다 돋보이는 활약을 펼치고 있는 주인공이 있다. 바로 대전동산고의 조승민이다. 조승민은 숱한 실업 강호들의 숲을 돌파하고 남자단식 8강에 진출했다. 대부분의 학생선수들이 선배들의 구력과 연륜을 극복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조승민은 김현수(삼성생명), 박승용(KGC인삼공사), 천민혁(KDB대우증권) 등등 실업의 중견 강호들을 연파하며 특별한 주목을 받고 있다.
 

▲ (여수=안성호 기자) 조승민(대전동산고) 실업강호들의 숲을 뚫고 8강에 올랐다.

2015년 대전동산고 2학년이 되는 조승민은 본래 한국탁구 차세대 에이스감으로 일찍부터 손꼽혀온 유망주다. 왼손 셰이크핸더로 영리한 경기운영과 침착함이 돋보이는 선수다. 중학교 시절 소속팀 이적 문제로 잠시의 공백기를 겪었으나 고교에 진학한 이후 ‘에이스’ 본색을 되찾았다. 올해부터 각종 국제대회에서 한국 청소년대표선수로 활약했다. 지난 7월 코리아오픈에서는 ‘세계 톱-랭커’ 중 한 명인 일본의 니와 코키를 꺾으며 화제를 모으기도 했었다.

플라스틱 볼이 처음 사용된 이번 대회에서 조승민은 기존 강점으로 꼽혀온 연결력에다 정확한 임팩트 능력까지 보완하며 한층 업그레이드 된 기량을 과시했다. 테이블 가까이에서 적극적인 공격을 시도했고, 맞드라이브 대결에서도 선배들에 밀리지 않았다. ‘폴리볼시대’에도 통하는 기량으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중이다. 남녀단식을 통틀어 청소년 유망주로는 8강에 유일하게 살아남았다.

조승민의 다음 8강전 상대는 다름 아닌 임종훈이다. 실업팀 소속으로 뛰지만 임종훈도 실은 아직 고등학생 신분이다. 현재 대전동산고 3학년으로 조승민의 직속 학교 선배다. 내년 KGC인삼공사 입단을 앞두고 있는 임종훈 역시 금년까지 청소년 대표로 많은 활약을 했던 주인공이다. 남자단식 8강전의 한 축을 대전동산고 소속 두 명이 담당하고 있는 것이다. 누가 이기든 종합선수권 4강전에 채 스무 살이 되지 않은 청소년 선수 한 명은 진출하는 셈이다. 청소년 선수들의 활약이 많아질수록 한국탁구의 국제경쟁력도 올라간다. 종합선수권에서 시작된 바람이 오래도록 이어질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 (여수=안성호 기자) 혼합복식에서 ‘당돌한’ 도전을 이어가고 있는 조대성-유소원 조.

한편 단식 말고도 여러 종목이 ‘종합’의 형식으로 치러지는 이번 대회에서는 남녀복식과 혼합복식에도 어린 선수들이 다수 출전했다. 남녀복식 4강은 현재 실업 선수들만 남았지만 이제 16강이 가려진 혼합복식에서는 아직 도전을 이어가고 있는 ‘꼬마선수들’이 있다. 조대성(장충초)-유소원(명지중) 조다. 조-유 조는 양상현(S-OIL)-김단비(대한항공), 백광일(KDB대우증권)-이시은(KDB대우증권) 조 등 나이차만도 까마득한 실업 선수들을 차례로 꺾고 16강까지 올랐다. 초등학생 조대성과 갓 중학생이 된 유소원의 ‘당돌한’ 호흡이 관중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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